[스크랩] 묵념(默念) 묵념(默念) 이슥한 밤, 밤기운 서늘할 제 홀로 창(窓)턱에 걸어앉아, 두 다리 늘이우고, 첫 머구리 소리를 들어라. 애처롭게도, 그대는 먼첨 혼자서 잠드누나. 내 몸은 생각에 잠잠할 때. 희미한 수풀로써 촌가(村家)의 액(厄)막이 제(祭)지내는 불빛은 새어오며, 이윽고, 비난수도 머.. 관심사/시 2012.01.11
[스크랩] 반(半)달 반(半)달 희멀끔하여 떠돈다, 하늘 위에, 빛 죽은 반(半)달이 언제 올랐나! 바람은 나온다, 저녁은 춥구나, 흰 물가엔 뚜렷이 해가 드누나. 어두컴컴한 풀 없는 들은 찬 안개 위로 떠 흐른다. 아, 겨울은 깊었다, 내 몸에는, 가슴이 무너져 내려앉는 이 설움아! 가는 님은 가슴에 사랑.. 관심사/시 2012.01.11
[스크랩] 밤 밤 홀로 잠들기가 참말 외로워요 맘에는 사무치도록 그리워요 이리도 무던히 아주 얼굴조차 잊힐 듯해요. 벌써 해가 지고 어두운데요, 이곳은 인천(仁川)에 제물포(濟物浦), 이름난 곳, 부슬부슬 오는 비에 밤이 더디고 바다 바람이 춥기만 합니다. 다만 고요히 누워 들으면 다만 .. 관심사/시 2012.01.11
[스크랩] 고랑 위에서 고랑 위에서 우리 두 사람은 키 높이 가득 자란 보리밭, 밭고랑 위에 앉았어라. 일을 필(畢)하고 쉬이는 동안의 기쁨이여. 지금 두 사람의 이야기에는 꽃이 필 때. 오오 빛나는 태양(太陽)은 내려 쪼이며 새 무리들도 즐거운 노래, 노래 불러라. 오오 은혜(恩惠)여, 살아있는 몸에는 .. 관심사/시 2012.01.11
[스크랩] 봄밤 봄밤 실버드나무의 검으스렷한 머리결인 낡은 가지에 제비의 넓은 깃나래의 감색(紺色) 치마에 술집의 창(窓) 옆에, 보아라, 봄이 앉았지 않는가. 소리도 없이 바람은 불며, 울며, 한숨지워라 아무런 줄도 없이 섧고 그리운 새캄한 봄밤 보드라운 습기(濕氣)는 떠돌며 땅을 덮어라. .. 관심사/시 2012.01.11
[스크랩] 부귀공명(富貴功名) 부귀공명(富貴功名) 거울 들어 마주 온 내 얼굴을 좀더 미리부터 알았던들, 늙는 날 죽는 날을 사람은 다 모르고 사는 탓에, 오오 오직 이것이 참이라면, 그러나 내 세상이 어디인지? 지금부터 두여덟 좋은 연광(年光) 다시 와서 내게도 있을 말로 전(前)보다 좀더 전(前)보다 좀더 .. 관심사/시 2012.01.11
[스크랩] 부모(父母) 부모(父母) 낙엽(落葉)이 우수수 떠러질 때, 겨울의 기나긴 밤, 어머님하고 둘이 앉아 옛이야기 들어라. 나는 어쩌면 생겨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묻지도 말아라, 내일(來日)날에 내가 부모(父母) 되어서 알아보랴? 대중가요로 작곡되어 널리 알려진 시이다. '부모'라는 제목 때문에 .. 관심사/시 2012.01.11
[스크랩] 부부(夫婦) 부부(夫婦) 오오 안해여, 나의 사랑! 하늘이 묶어준 짝이라고 믿고 살음이 마땅치 아니한가. 아직 다시 그러랴, 안 그러랴? 이상하고 별나운 사람의 맘, 저 몰라라, 참인지, 거짓인지? 정분(情分)으로 얽은 딴 두 몸이라면. 서로 어그점인들 또 있으랴. 한평생(限平生)이라도 반백년(.. 관심사/시 2012.01.11
[스크랩] 부헝새 부헝새 간밤에 뒷 창(窓) 밖에 부헝새가 와서 울더니, 하루를 바다 위에 구름이 캄캄. 오늘도 해 못 보고 날이 저무네. 부헝새 : [형] 서럽지. 간밤에 뒷창 밖에서 부엉새가 울었다. 그러더니 온종일 바다 위로 구름만 캄캄하였다. 이 시는 이처럼 부엉새의 울음과 캄캄한 하루라는 .. 관심사/시 2012.01.11
[스크랩] 분(粉) 얼굴 분(粉) 얼굴 불빛에 떠오르는 새뽀얀 얼굴, 그 얼굴이 보내는 호젓한 냄새, 오고가는 입술의 주고받는 잔(盞), 가느스름한 손길은 아른대여라. 검으스러하면서도 붉으스러한 어렴풋하면서도 다시 분명(分明)한 줄 그늘 위에 그대의 목소리, 달빛이 수풀 위를 떠 흐르는가. 그대하고.. 관심사/시 2012.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