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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부모(父母)

감효전(甘曉典) 2012. 1. 11. 11:47


부모(父母)

낙엽(落葉)이 우수수 떠러질 때,
겨울의 기나긴 밤,
어머님하고 둘이 앉아
옛이야기 들어라.

나는 어쩌면 생겨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묻지도 말아라, 내일(來日)날에
내가 부모(父母) 되어서 알아보랴?

대중가요로 작곡되어 널리 알려진 시이다.

'부모'라는 제목 때문에 사모곡(思母曲) 내지는

사부곡(思父曲)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원래 소월시의 내용은 그것과 거리가 멀다.

시의 1행과 2행에서 시간은 순식간에 한 계절을 건너뛴다.

가을이 겨울로 덧없이 흐른 것이다.

무상한 세월의 흐름에 의탁된 옛이야기는,

태어나고 죽고 하는 인간 존재에 대한 이야기일 게다.

2연에서 그런 이야기의 내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화자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거기서 더 큰 의문이 생김을 깨닫는다.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법이다.

하지만 화자는 의문을 아주 느긋하게 대한다.

서두르지 않는 동양적 관조의 태도라고나 할까,

아니면 삶에 대한 초월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화자는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가슴 깊이 안고 느긋하게 삶에 임한다.

마치 화자와 삶이 '저만치' 떨어져 있기나 하는 듯이….



 

김 소월(본명 :廷湜, 필명/아호: 素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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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 네티즌본부
글쓴이 : 최 신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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