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9.13 뒷머리에서 척수액 올라가는 소리가 쪼로록 쪼로록 자꾸 난다. 코크병 틈새에서 공기가 쩌르르럭 빠져나가듯이. 힘은 없지만 몸이 편안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탁월한 선택을 하였다. 꽃다운19살에 출가하여 삭발 입산할 때처럼. 죽염 몇 알.아~~오물오물. 창작/日記 2014.09.13
2014.9.12 . 단식 25일째 [어젯밤 꿈] 어쩌면 그리도 물이 맑을 수 있을까? 산에 갔는데 시천같이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너무 놀라웠다. 들어가 수영을 하며 눈을 감고 가만히 <바로 여기가 극락인가보다>라고 생각했다. 이제 드디어 내 몸이 깨끗이 나아지려나보다. 창작/日記 2014.09.12
2014.9.9 어제 오늘 힘들어선가? 머리도 아프고 속이 미쓱거려 힘들다. 뜰마당에 휘적휘적 천천히 왔다갔다를 하며 봉두녀석하고 두런두런 이야기도 하고 달을 올려본다. 산국화잎을 비벼 코를 막았더니 약간 진정이 된다.국화가 꽃봉오리를 맺었다. 창작/日記 2014.09.09
내일 세상이 끝난다면 내일 세상이 끝난다면 나는 우리 삽살이 봉두와 함께 도시락을 사가지고 마지막날을 여행을 할것이고 너를 만나 행복했으며 고맙다고 할것이다. 내생에도 봉두와 다시 만나 지금처럼 서로 사랑하며 살고싶다. 살면서 가장 내게 절대적 믿음을 줬던 고마운 인연이니까. 창작/日記 2014.09.09
우스개 한 정신병자가 병원복도에서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낚시대를 드리우고 찌를 바라보며 쭈그리고 앉아있었다. 마침 지나가던 의사가 그것을 보고 다가가 오늘 손맛 좀 봤어요?하며 지나갔다. 그러자 의사를 아주 걱정스런 얼굴로 바라보며 쯧쯧 젊은 사람이 안됐네.ㅋ 창작/日記 2014.09.09
추석 2014.9.8 아, 오늘 너무 무리했나보네,너무 힘들다. 아, 맛있는 찌짐,오징어튀김,쥐포튀김.생선 찐 것을 가져왔길래 달빛 아래 손으로 뜯어서 봉두녀석에게 먹였다. 절집에선 눈치껏 해야 해, 사람들 다 보내놓고 줬더니 녀석도 좋아 죽는다. 1년에 딱 2번, 그야말로 3대 9년만에.ㅎ 창작/日記 2014.09.08
추석. 단식 21일째 추석 차례나물,나는 여지껏 살면서 추석날 굶어보기는 처음이다. 새벽부터 나물반찬을 볶고 무치고 차례제를 모셨다. 영단에 잔을 올리고 절을 하는데 눈물이 방울방울 혼자 좀 울었더니 마루가 젖고 장삼자락이 젖었다. 창작/日記 2014.09.08
인간 말종들 일베들이 굶는 실종자 유가족들의 기를 부룩부룩 채우며 피자 100판을 배가 터지게 묵고 통닭을 아구가 터지도록 뜯는다는 소식과 그 역겨운 사진들을 보며 화가 꼭지까지 치밀다가 이젠 꾸역꾸역 눈까리 키워가며 아구아구 쳐먹는 것을 상상만해도 너무 웃긴다.ㅋ 창작/日記 2014.09.07
달밤에 바다를 가다. 달밝은 밤바다 정말 좋구나. 봉두와 밤바다에 왔다. 녀석한테 금방 말은 맛있는 참치김밥 2줄 사먹이고 손바닥으로 물 따라 먹이고 바닷가에서 둘이서 달을 본다. 별도 많고 참 좋네. 풀벌레소리가 요란하다. 까까머리 중과 청삽살이가 달밤에 바다를 걷는다. 창작/日記 2014.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