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이 왔을 때 자제력을 잃을 수가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황으로 인해서는 절대로 자제력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자제력을 이야기 할 때 자제력을 잃는다는 것에 대해서 먼저 정의를 내려야 할 것입니다. 자제력을 잃는다는 것은 스스로 자신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을 잃은 상태를 말해야 할 것입니다. 내가 전혀 의도하지 않는 말을 하고 의도하지 않는 행동을 하게 될 때 우리는 자제력을 잃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한번 생각해 볼까요? 여러분들은 공황이 왔을 때 자제력을 잃은 적이 있었나요? 자제력을 잃고 스스로의 행동을 조절하지 못했나요? 본인의 생각과 전혀 다르게 현실판단 능력을 잃고 행동했나요? 많은 분들이 공황을 경험하고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공황이 왔을 때 자제력을 잃을 것 같아서 굉장히 불안했다고, 다시 공황이 와서 자제력을 잃을까봐 걱정하게 된다고.. 그러면 저는 물어봅니다. 실제로 자제력을 잃은 적이 있냐고... 전에 제 환자 중에 2기로 인지행동치료를 받으신 분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분당에 살고 있었는데 서울로 출근하다가 분당 수서간의 고속화도로 중간에서 공황을 경험했습니다. 출근시간이었기 때문에 도로는 꽉 막혀 있었고 차는 혼자서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공황이 오자 이분은 너무나 당황해서 차를 갓길에 세우고 창문을 열고 심호흡을 했습니다. 하지만 가슴의 답답함과 질식감, 온 몸을 흐르는 땀, 고동치는 심장의 두근거림은 줄지 않았습니다. 이분은 우선 집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내에게 지금 고속화도로 중간인데 너무 힘들다고 병원에 가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아내는 일일구를 부르라는 소리를 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119에 전화를 했습니다. 지금 많이 힘든데 응급실에 가야겠다고 와서 좀 응급실로 데리고 가달라고.. 전화를 끊고 환자는 창문을 열고 의자를 뒤로 밀고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에 전화가 다시 왔습니다. 119인데 도저히 차가 막혀서 갈 수가 없다고 중간지점까지 좀 와달라고 오면 응급실로 데리고 가겠다고.. 환자는 전화를 끊고 의자를 다시 앞으로 하고 천천히 시동을 키고 운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간 후에 중간에서 119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분은 차를 갓길에 다시 세우고 119차를 타고 삼성의료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환자분은 이 상황을 이야기 하면서 그 당시에 가장 힘들었던 것은 운전을 하고 있었는데 자제력을 잃는 것이 아닐까 그점이 가장 불안하고 힘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는 운전을 전혀 못하고 있다는 것있습니다. 운전 중에 다시 그런일이 일어나서 자제력을 잃으면 안되니까요.. 그래서 제가 그분에게 물어봤습니다. 자제력을 잃으셨냐고?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 보시죠. 그분은 자제력을 잃으셨나요? 여러분도 그런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 상황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제력을 잃으셨나요? 만약 이분이 자제력을 잃으셨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 우선 갓길에 차를 세우지도 못했어야 합니다. 또 아내에게 전화할 생각도 못해야 하고요. 119에 전화를 걸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고 119 대원에게 자신의 상태를 말하지도 못했어야 합니다. 또 119를 만나기 위해서 다시 운전하고 서울로 가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제력을 잃었다면 아무차나 들이받고 위험한 행동을 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분은 어땠죠? 자신의 위험을 감지하고 그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안전한 갓길로 차를 옮기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가고, 안전하게 운전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자제력을 잃었다기 보다는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방법으로 자신을 조절하고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땠나요? 공황이 왔을 때 아마 많이 당황하게 되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제력을 잃지는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또 자신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 여러가지 행동을 신속하게 했을지는 몰라도 자제력을 잃고 자신을 위험하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안전한 응급실을 찾아가거나 자신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약을 먹거나 예를 드신 분처럼 119를 부르거나 그 상황에서 벗어나 안전한 곳으로 가거나 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제력을 잃은 것이 아니라 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가장 신속한 행동을 하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황은 위험에 대한 우리몸의 극단적인 반응입니다. 뭔가 위험을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감지하고 그 위험에 대해서 반응을 보이는 것이 공황입니다. 위험을 감지하고 그 위험에 대해서 안절부절 못할 수는 있지만 이성을 잃고 자제력을 잃고 자신을 또는 타인을 위험하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만약 공황장애 환자분들이 자제력을 잃을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매일 신문이나 뉴스에 이런 보도가 나올 것입니다. 오늘도 공황장애 환자분들이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고 많은 사람들이 다쳤다고... 오늘도 공황장애 환자가 길에서 자제력을 잃고 뛰어다니다가 사고를 유발했다고.. 오늘도 공황장애..... 우리나라 공황장애 환자를 40만-60만 정도로 잡는데 이 많은 사람들이 자제력을 잃고 유발하는 사고를 보도하느라 뉴스시간이 다 채워질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어느 뉴스시간에도 공황때문에 자제력을 잃어서 사고가 생겼다는 보도가 나온적은 없습니다. 공황장애 환자들이 경험하는 사고의 빈도는 일반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사고의 빈도와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공황장애 환자들은 매사에 조심을 하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이 더 줄어들게 됩니다. 공황장애 환자분은 공황 때문에는 절대로 자제력을 잃지는 않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어떤 일을 할 때 공황 때문에 자제력을 잃을까봐 못하신 일이 있다면 자제력에 대한 걱정은 내려놓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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