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增內(아내에게) / 백낙천(白樂天) ■
生爲同室親 [생위동실친]
死爲同穴塵 [사위동혈진]
他人尙想勉 [타인상상면]
而況我與君 [이황아여군]
살아서는 한 방에서 사랑하고
죽어서는 한 무덤에 묻히리라
다른 사람도 부부의 도를 지키는데
하물며 그대와 나는 더 할 나위 있겠는가?
黔婁固窮士 [검루고궁사]
妻賢忘其貧 [처현망기빈]
沂缺一農夫 [기결일농부]
妻敬儼如賓 [처경엄여빈]
검루는 가난한 선비였으나
현명한 처는 가난을 잊었고
기결은 한낱 농부였으나
처는 그를 귀빈처럼 공경했고
陶潛不營生 [도잠불영생]
翟氏自찬薪 [적씨자찬신]
梁鴻不肯仕 [양홍불긍사]
孟光甘布裙 [맹광감포군]
도연명은 생계를 못 꾸렸으나
부인 적씨는 스스로 살림 꾸렸고
양흥은 벼슬살이 물리쳤으나
그의 처 맹광은 베옷에 만족했네
君雖不讀書 [군수불독서]
此事耳亦聞 [차사이역문]
至此千載後 [지차천재후]
傳是何如人 [전시하여인]
그대 비록 책은 읽지 못했어도
귀로는 들어 알고 있으리라
천년이 지난 오늘에
그들이 어떠한 사람이라 전하는가를
人生未死間 [인생미사간]
不能忘其身 [불능망기신]
所須者衣食 [소수자의식]
不過飽與溫 [불과포여온]
사람으로 태어나 살아있는 동안은
육신의 존재를 잊을 수는 없어
배를 채우고 몸을 가리기 위해
먹고 입어야 하지만
蔬食足充饑 [소식족충기]
何必膏梁珍 [하필고량진]
繒絮足禦寒 [증서족어한]
何必錦繡文 [하필금수문]
배 고픔은 나물로 때우면 그만이지
어찌 기름진 음식만 필요하며,
거친 솜옷으로 추위만 막으면 되지
어찌 비단 옷에 무늬가 필요하겠는가
君家有貽訓 [군가유이훈]
淸白遺子孫 [청백유자손]
我亦貞苦士 [아역정고사]
與君新結婚 [여군신결혼]
그대 집에 내려오는 가르침에도
청렴결백을 자손에게 전하라 하였으니
나 또한 고지식한 선비로서
그대와 부부가된 이상에는
庶保貧與素 [서보빈여소]
偕老同欣欣 [해로동흔흔]
모쪼록 가난과 소박함을 지키어
기쁜 마음으로 부부 해로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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