陰洞尋常雨 危峰一朶靑
松風吹掃榻 斗星汲歸甁
石證本來面 鳥忝無字經
苔趺空剝落 虯篆復誰銘
(음동심상우 위봉일타청
송풍취소탑 두성급귀병
석증본래면 조첨무자경
태부공박락 규전부수명)
그늘진 골짝에는 비가 일쑨데
한 송이 푸르러라 아스라한 저 봉우리
솔바람 불어 긴 의자 쓸어주고
북두칠성 물길어 병에 담아 돌아가네
돌은 본래 모습 입증하는데
새는 글자 없는 경전을 참견하누나
이끼 낀 비석은 속절없이 벗겨져 가니
비석 이름을 누가 다시 새기려나
☞ 완당(阮堂) 김정희(金正喜), <승가사에서 동리와 함께 해붕화상을 만나다(僧伽寺與東籬會海朋和尙)>
※ 여기서 말하는 비석이란 삼각산 비봉의 진흥왕 순수비이며, 동리(東籬)는 완당의 벗 김경연(金敬淵)의 호. 완당은 31세 때인 1816년 여름 김경연과 비봉에 올라 이 비를 고증했다.
※ 국보(國寶) 제3호 <북한산 신라 진흥왕순수비(北漢山 新羅 眞興王巡狩碑)>
※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지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관조반야(觀照般若)다. 일체의 현상계를 있는 그대로 정견(正見)하는 지혜를 말한다. 제법(諸法)의 실상, 즉 있는 그대로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편견 없이 비춰 보는 지혜다.
둘째, 실상반야(實相般若)다. 제법의 실상 그 자체를 말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실 세계의 모습 그 자체이다.
셋째, 방편반야(方便般若)다. 문자반야(文字般若)라고도 한다. 실상반야와 관조반야의 내용을 담고 있는 일체의 모든 경전을 말한다. 반야 그 자체는 아니지만, 반야를 이끌어 내는데 없어서는 안 될 방편(수단)이 되는 것이므로 방편반야라 한다.
이때 반야를 이끌어내는 대표적인 방편이 바로 언어(설법/법문)이고 그것을 글자로 옮겨 적은 것이 문자(경전)이다.
※ 무자경(無字經): 언어문자로 표현된 경전(經典) 이외의 경전. 이를테면 아름다운 꽃, 아침이슬, 바람소리, 떠있는 구름, 흐르는 물, 푸른 산, 깊은 계곡 등 삼라만상(森羅萬象)과 제법(諸法)이 다 부처님의 법문이요 설법이니 그것이 곧 글자 없는 경전인 셈이다. 무자경상방광명(無字經常放光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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