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사/고서화(古書畵)

[스크랩] 난득호도(難得糊塗)

감효전(甘曉典) 2012. 1. 12. 21:48

 

難得糊塗


聰明難  糊塗難
由聰明而轉入糊塗更難
放一着  退一步  當下心安
非圖後來福報也
(난득호도
 총명난 호도난
 유총명이전입호도경난
 방일착 퇴일보 당하심안
 비도후래복보야)


어수룩하게 보이기란 어렵다
총명하기도 어렵거니와 어수룩하기도 어렵다
총명한 사람이 어수룩해지기란 더욱 어렵다
한 가지를 내려놓고, 한 발짝 물러서면 
일마다 마음이 편안할 것이니
도모하지 않아도 나중에 복된 응보가 올 것이니라


☞ 판교(板橋) 정섭(鄭燮)

 

※ 청대(淸代) 관리이자 문인 유춘랑(劉春烺)의 서법 <難得糊塗>

 

- 청나라 말기를 대표하는 서화가 정판교(鄭板橋)는 양주팔괴(揚州八怪)의 한 사람으로 시서화(詩書畵)에서 삼절(三絶)을 이뤘다. 특히 묵죽(墨竹)의 귀재(鬼才)로 통했다. 

위의 글은 중국 사회에서 널리 퍼져 있는 한 폭의 제자(題字)다. 여기서 말하는 호도(糊塗)는 어수룩한 것이라기보다는 짐짓 어수룩하게 보이는 것이다. 어수룩한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이 아예 몸에 배게 하는 것이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한 긴장과 경계를 풀고 좀더 편안하게 다가오게 된다. 어찌 보면 상대를 기만하는 행위로 볼 수도 있겠으나 심고원려(深考遠慮)의 처세술이 아닐 수 없다.

 

일찍이 노자(老子)는 "뛰어난 기교는 졸렬해 보이고 훌륭한 말일수록 어눌하게 들린다"(大巧若拙 大辯若訥)고 했다. 또 "군자는 덕이 성한데 용모를 보면 어리석은 듯하다"(君子盛德 容貌若愚)고 했다.

 

송나라의 문호(文豪) 소식(蘇軾)은 "대단히 용감한 사람은 도리어 겁먹은 듯하고, 크게 지혜로운 사람은 어수룩해 보이며, 지극히 존귀한 사람은 초헌·면류관(軒冕)이 없어도 영화롭고, 지극히 인자한 사람은 양생(養生)하지 않아도 장수한다"고 했다.


참된 빛은 번쩍이지 않고, 큰 지혜는 멍청한 것처럼 보인다(眞光不輝 大智若愚)는 말이 바로 그런 경우일 것이다.

 

- 軒은 大夫이상이 타는 수레이고 冕은 大夫이상이 쓰는 예관(禮冠).

- 초헌(軺軒): 조선시대 종2품 이상의 벼슬아치가 타던 수레. 명거(命車)·목마(木馬)·초거(軺車)·헌초(軒軺)라고도 한다. 긴 줏대에 외바퀴가 밑에 달려 있고, 앉는 데는 의자 비슷하며 위는 꾸미지 않았다. 2개의 긴 채가 달려 있어 앞뒤에서 사람이 잡아끈다. 

 

※ 근현대 중국서화가 사만옹(沙曼翁)의 <난득호도(難得糊塗)> 

 

출처 : 청경우독(晴耕雨讀)
글쓴이 : 소요유逍遼遊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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