烏飛梨落破蛇頭
蛇變爲猪轉石雉
雉作獵人欲射猪 道師爲說解怨結
(오비이락파사두 사변위저전석치
치작엽인욕사저
도사위설해원결)
까마귀 날자 배가 떨어져 뱀의 머리 깨어지니
뱀은 돼지 되어 꿩으로 환생한
까마귀에게 돌 굴려 죽게 했네
또다시 꿩은 사냥꾼이 되어 돼지를 쏠려고 하는데
도사가 그 인연을 말해주어 맺힌 원한
풀었다네
※ 작자 미상의 이 글은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인과(因果)의 원리를 약여하게
설명해 준다. 까마귀 날자 나뭇가지 흔들려 배가 떨어졌다. 하필 배가 그 밑에 있던 뱀의 머리에 떨어져 뱀이 죽고 만다.
뱀은 돼지로 태어나고, 까마귀는 꿩으로 환생한다. 돼지가 벼랑 위를 지나다가 우연히 바위를 건드렸고 바위가 굴러 그 아래에서 졸고 있던 꿩을 치어 죽게 한다. 꿩은 죽어 사냥꾼으로 태어난다.
그리고 예의 돼지를 만나 활시위를 당겨 쏠려는 참이었다. 이 때 근처에 있던 도사가 이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도사는 오비이락(烏飛梨落)으로 시작된 둘의 인연을 읽어내고 사냥꾼에게 설명하여 원결을 푼다는 얘기다.
고의(故意)로 일으킨 일이 아니었음에도 인과(因果)는 어김없이 작용하여 실타래처럼 얽히고 설키며 숙세(宿世)의 업보를 낳는다.
의지가 전혀 개입되지 않은 부주의의 결과가 이렇다. 하물며 감정과 의지가 이입된 행위의 결과는 어떠하겠는가. 어찌 삼가고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출처 : 청경우독(晴耕雨讀)
글쓴이 : 경화수월鏡花水月 원글보기
메모 :
'관심사 > 古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일락인간만종수(一落人間萬種愁) (0) | 2012.01.12 |
---|---|
[스크랩] 강안여자(强顔女子) (0) | 2012.01.12 |
[스크랩] 기한발도심(飢寒發道心) (0) | 2012.01.12 |
[스크랩] 열녀함양박씨전 병서(烈女咸陽朴氏傳 幷書) (0) | 2012.01.12 |
[스크랩] 취월의대운인(醉月宜對韻人) (0) | 2012.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