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日記

2014.10.5

감효전(甘曉典) 2014. 10. 5. 19:32

반가운 손님들이 연타로 다녀갔다.

단식 48일째라 기운이 다 빠져 누워있는데 밖에 사람들 오는 발소리, 확실히 그런 것 같다. 좋은 사람들 만나면 힘이 난다는 것,

 

뒷산에 가서 알밤도 줍고 다슬기도 잡고 즐거웠다. 몇 해전 내가 그 잉꼬부부의 주례를 섰었다. 주례를 서본 이는 나말고 우리 도반중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다슬기 잡는다고 산개울의 물에

손을 넣으니 시월 초인데도 벌써 으슬으슬하도록 차갑고 추웠다.

 

봉두녀석에게 조금 이른감은 있어도 목도리와 옷을 입혔다.

사람들과 산에 가서 밤도 줍고 산개울 물에도 들어가 혹시나 녀석의 기침이

더 심해질까 걱정되어서였다.

 

녀석은 옴마 치마자락쥐고 졸졸 따라다니는 다섯살먹은 사내아이처럼 따라다니며 알밤을 어찌나 납쪽납쪽 오도도독거리며 맛있게 깨서 먹던지,

밤을 그리 또 좋아하는 줄 요번에야 알았다.

오늘은 수채화같이, 들꽃처럼 아름다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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