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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유구개고 무구내락(有求皆苦 無求乃樂)

감효전(甘曉典) 2013. 3. 16. 12:51

※ 명대(明代) 화가 정운붕(丁雲鵬)의 <달마도(達摩圖)>


有求皆苦  無求乃樂
判知無求  眞爲道行
(유구개고 무구내락 
 판지무구 진위도행)


구하는 바가 있으면 모두 괴롭고
구하는 바가 없으면 즐겁다
'구하는 바 없음'을 분명히 알면
그것이 참으로 도를 행함이니라


☞ 보리달마(菩提達磨), <약변대승입도사행관(略辨大乘入道四行觀)> 중에서

 

※ 청대(淸代)화가 정원공(丁元公)의 <達摩圖> 수권(手卷)

 

- 무엇을 일러 구함(求)이라 할까. <入道四行觀>에서는 "탐내고 집착하는 것"(貪着)이 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뭔가 탐하거나 집착하는 것이 있으면 괴로울 수밖에 없고, 그것이 없으면 즐겁다는 것이다.

 

좇는 바가 있으면, 그것을 얻지 못할까봐 안달하게 되고, 이루지 못하면 그것대로 고뇌하게 된다. 다행이 원하는 바를 이루게 되더라도 이번에는 그것을 잃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잃지 않으려고 노심초사하게 되니 이래저래 괴로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행복'이나 '자유'라는 것도 세속적 가치를 '채우고 쌓아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덜고 비울 때' 가능한 것이 아닐까.

 

※ 명대(明代) 화가 진계유(陳繼儒)의 <達摩圖>

 

≪잡아함경≫에 "마음이 탐욕으로 물든 사람은 즐거움을 얻을 수가 없고, 어리석음으로 가려진 사람은 아는 것이 순수하지 못하다. 그러므로 탐욕을 버리면 마음이 자유로워지고, 어리석음을 벗어나면 아는 것이 모두 자유롭다"고 했다.


"有求皆苦 無求乃樂"와 비슷한 말로 "有求皆苦 無求卽樂" "有求皆苦 無欲則剛"이라는 표현도 눈에 띈다. 청나라 때 문학가인 기효람(紀曉嵐)의 스승 진백애(陳伯崖)는 "事能知足心常樂 人到無求品自高"라 했다. "일은 만족할 줄 알면 마음이 늘 즐겁고, 사람이 구하는 바 없는 데에 이르면 품격이 절로 높아진다"는 것이다.

 

※ 명대(明代) 화가 대진(戴震)의 <達摩圖>

 

※ 명대(明代) 화가 오빈(吳彬)의 <達摩圖>

 

※ 원대(元代) 화가 조송설(趙松雪)의 <達摩圖>

 

 

※ 작가미상의 원대(元代) 그림 <達摩圖>

 

출처 : 청경우독(晴耕雨讀)
글쓴이 : 경화수월鏡花水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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