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이 생각나서......
아롱아롱 아지랭이 피어 오른던 봄날
내이동 1구 대껄에 살던 성대,명규,상해, 그리고 원호청밑에 용운 3구에 동환,상환 동네 꼬맹이들이 뭉쳐서 시끌벅적 조잘대며 남천강으로 나간다. 강가의 모래, 자갈밭을 거닐며 물수재비 뜨기에 좋은 납작하고 예쁜 돌맹이를을 줍기도 하고 뚝방위 풀밭에서 고상박이도 하고 씨름도 한다, 모래위에서 닭싸움을 한다 제풀에 지쳐 넘어 진다. 온몸에는 땀이 흥건하다. 놀이의 재미가 시들해 지면. 어항 대신 사발에다 된장넣고 흐르는 물밑에 잠겨둔 사발을 꺼집어 내어 보니 피래미,꺽두어,노지름쟁이가 가득하다. 꼬맹이들은 피래미를 잡는 성대를 따라 한 사람씩 바짓가랑이를 걷어 올리고 무릎 까지 빠지는 강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양손가락을 갈퀴모양 쫙 펴고 좌우로 모래를 긁으면 손안에 조개 걸려들어 올 것이다. 그리고 어떤 아이는 검정 고무신에 고디를 잔뜩 잡았다. 어느새 꼬맹이들은 꼬꾸랑바우 앞 석화가 곱게핀 바위위에 걸터앉아 배따껄 다리 밑에서 그물을 던지는 고기잡이 나룻배를 구경한다. 이름모를 물새는 먹이 하나 얻으려고 나룻배 따르며 춤을 추며 아양을 떤다. 마음착한 어부 고기 한마리 던져주면 잽싸게 가로채어 높은 창공으로 솟아오르고 꼬마들은 돌팔매질로 돌을 던져 누가누가 잘하나 물 수잽이를 겨룬다. 그러는 동안 해는 종남산에서 곱게 노을을 만들고 남천강물은 온통 하늘을 닮아 붉게 변한다. 물에 손이 닿으면 금방 데일 것 같은 빨간 물이다. 뜨거울 것 같아 담가 볼 수가 없었다. 이때 당시 아이들이 즐겨 부르던 "용용죽겠지"가 아동산에 메아리치면 강물은 고운 색동옷을 입고 춤을 춘다. (1960년대 어린시절을 밀양에서 보낸 칠득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