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사/고서화(古書畵)

[스크랩] 잠못드는 밤

감효전(甘曉典) 2012. 3. 12. 19:40

琳塘 白殷培 [임당 백은배 월야탄금도] 지본담채, 23.8 x 14.9cm, 국립중앙박물관. 

 

산수인물영모화첩 중에 있는 이 그림은 가을이 깊어 헐 벗은 나무 아래에서

선비가 거문고를 타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어느 고전적 전거가 있는 지는 모르겠다.

우측 상단에 달이 빗기어 있다.

 

굴곡이 많은 나무는 지나온 세월의 풍상에 지쳐 곧 쓰러질것만 같아

종자 아이도 옆에 없이 홀로 거문고를 뜯는 선비의 쓸쓸한 모습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휘여진 나목과 달, 그리고 거문고로 잘 표현 되었는데

멋보다는 우울함이 감도는 작품이다.

 

백은배(白殷培. 1820~1895 이후)는 조선말기 궁중화원으로 헌종 때부터

고종 때까지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75세에 그린 백접병(百摺屛)이 있어

당시까지 생존 사실이 확인될 뿐이다.  

인물화에 주로 능해서 주로 인물화를 남기고 있다. 

 

 

- 不成寢 [불성침] 잠못드는 밤 -

朔風吹霜裸枝鳴 [삭풍취상나지명] 삭풍에 서리 날고 빈 가지 우는데
片月浮流過雁盛 [편월부유과안성] 조각달 떠가며 기러기를 실었구나.
諸念亂紛窓倚據 [제념난분창의거] 온갖 생각 어지러워 창문에 기대니
白雲無想嶺居停 [백운무상재거정] 흰 구름 무심히 산마루에 걸려있네.

 

*  裸枝[나지] : 겨울철 잎이 떨어진 나무가지.

 

삭풍은 세파(世波)요, 서리는 삶이라.

잎 떨어진 나무가지가 나(我)이더니

세월의 조각달에

몸을 실은 기러기도

바로 나로구나.

 

풍진 세로에 몸을 실었는데

희노애락을 어찌 피해갈까.

 

보게나!

산마루에 걸려 있는 흰 구름을!

 

우리 눈에만 무심히 보일 뿐,

저 구름인들 근심걱정 없겠는가.

 

  '천과 글로 사랑하는'

     
출처 : 한국 네티즌본부
글쓴이 : 雲中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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