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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고흐와 밀레 "첫 발자국"

감효전(甘曉典) 2012. 2. 15.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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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발자국 (First Steps)
 
1890년. 캔버스에 유채. 72.4 x 91.1cm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
 



반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1890년 1월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냈다.
"테오야, 조카아이가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하니, 이제 너도 자연 한가운데에 있는 셈이구나. 풍경화보다 더 신기한 일 아니겠니. 너에게 이런 변화가 일어나다니 내 마음이 정말 편안하구나. 한 아이가 내 딛는 첫 발자국을 그린 밀레의 그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르겠구나!"아이는 1890년 1월 31일 태어났고, 삼촌인 빈센트 반 고흐와 똑같은 이름을 갖고 있었다.

반 고흐는 테오가 보내준 브론의 사진을 보고 밀레의 그림을 모사했다.
원래 밀레의 그림은 파스텔화였지만 반 고흐는 이를 유화로 모사한 것이다. 구도와 등장 인물 등 모든 요소들이 동일하지만 반 고흐의 그림에는 특유의 소용돌이치는 격렬함이 엿보인다. 하지만 이 격렬함은 노란 색과 연녹색의 조화를 통해 한 생명의 탄생을 사랑하는 애정의 격렬함이었다. 정신 착란에 시달리던 당시의 다른 그림들과 비교해 보면 이 그림에 나타난 생명과 단순한 일상에 대한 강한 애착은 눈물겹다.

아이가 태어나기 직전에 그린 그림이어서, 태어난 아이는 아들이었지만 그림에서는 딸로 묘사되어 있다. 이 그림에서 낙원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해도 전혀 과장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한번도 따뜻한 가정을 꾸며 본 적이 없는 반 고흐에게 진정한 낙원은 그림에서나 가능한 것이었는지 모른다. 따뜻함과 함께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그림을 그린 1890년은 반 고흐가 자살로 짧은 인생을 마감한 해이기도 하다

 



  * <First Step>이라는 제목의 이 그림 역시 동제(同題)의 밀레의 작품.

출처 : 화 곡 치 킨& 피 자(돈치킨)
글쓴이 : 이경규치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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