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가을밤에 |
최치원선생의 추야우중(秋夜雨中) |
중국에서는 한자로 짓는 한시가 일찍부터 발달하였다고 합니다. 문헌상으로 보면 이미 주(周)나라 시대에, 공자께서 고대로 부터 전래되어 오는 시들을 모아 이를 편집하여 후세에 전해 주셨는 데, 이것이 바로 저 유명한 시경(詩經)이라는 책이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서삼경중(四書三經)에서 바로 삼경 중 하나에 해당하는 책입니다. 이를테면 전통적인 시가들을 모은 시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중국에서야 자기나라 문자로 만드는 시이니까, 비교적 오래 전부터 전해오는 시들이 많습니다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한자가 전래된 이후에 한시가 등장하는 것이라 주로 고려조와 조선조 특히 조선조에 이르러 많은 한시들이 등장합니다. 우리로서는 비교적 고대라 할 수 있는 삼국시대에 등장하는 한시는 그리 많지 않은 데, 그중에서도 신라말의 최치원선생이 독보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래에 이 최치원선생의 추야우중(秋夜雨中)이라는 시를 감상하시겠습니다. 秋 風 惟 苦 吟 (추풍유고음) 世 路 少 知 音 (세로소지음) 窓 外 三 更 雨 (창외삼경우) 燈 前 萬 里 心 (등전만리심) 가을바람에는 괴로운 시 뿐이든가 세상에는 나를 알아주는 친한 벗 드물어라. 한밤중 창 밖에 보슬비 내리나니, 등불앞의 내 마음은 그저 아득하여라. (후 기) 지은이는 최치원(崔致遠), 호는 고운(孤雲) 12살에 당나라에 유학하여 희종(僖宗) 건부(乾符) 1년, 당나라에서 시행하는 과거에 급제하다. 이후 당나라에서 여러 벼슬을 지내고, 고국인 신라에 돌아와 한림학사 등의 벼슬을 지내다가, 만년에는 합천의 가야산에 들어가서 여생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문재(文才)가 탁월하여 당나라에서 일어난 황소(黃巢)의 반란을 맞아 이를 성토하는 격문을 지어 그 준엄하고 당당한 문체가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는 일화로도 유명한 분이다. 뛰어난 재능을 지닌 인재로서 귀국하여 조국인 신라에서 봉사하려 하였으나, 신라는 이미 나라의 힘이 기울어 가는 상황이라 최치원선생의 건의는 잘 채택되지 않았다. 그 후로는 벼슬길에 미련을 버리고, 여생을 주유천하 하며 지내셨다 합니다. 필자가 40여년 전 해인사로 수학여행시에, 사찰 경내에 큰 느티나무가 서 있었는 바, 이 나무는 최치원선생이 쓰시던 지팡이가 자라난 것 이라는 설명을 재미있게 들은 기억이 납니다. |
출처 : 한국 네티즌본부
글쓴이 : 송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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