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리가 내리니 고추밭, 들깨밭 이파리들이 새까맣게 죽었습니다.
겨울이 한껏 날을 세우고 마가을 초목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무서리가 내린 뒤 더욱 새뜻해지고 깊어지는 꽃이 있으니 바로 노란 산국입니다.
오늘은 산국으로 꿀차를 만들었습니다.
손품이 들기는 하지만 어렵지는 않습니다.
산국을 채취할 때 되도록이면 논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꽃잎을 따야 합니다.
논두렁, 밭두렁은 제초제를 비롯한 농약에서 자유롭지 않은 까닭입니다.
꺾어온 꽃줄기에서 꽃잎을 하나하나 떼어냅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면 손품이 많이 듭니다.
어떤 분들은 소금을 넣고 데치기도 합니다만..
저는 삼발이찜기 위에 꽃잎을 놓고 쪘습니다.
마당으로 솥을 들고 나왔습니다. 한지와 채반도 준비했습니다.
볕이 밝지 않았습니다만 꽃잎이 상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꽃잎이 고슬고슬하게 말랐습니다.
이 상태에서 뜨거운 물을 넣고 우려 마셔도 됩니다만,
저는 마침 꿀이 반말 가량 생긴 덕분에 산국꿀차를 만들었습니다.
병과 꿀을 준비합니다.
제가 이번에 사용한 꿀은 멀리 제주도에서 온 꿀입니다.
병에 먼저 마른 꽃잎을 넣습니다.
보통 꽃잎 100g에 꿀 300g을 넣습니다만,
저는 꿀을 조금 넉넉하게 부었습니다.
보통 한 달 가량 있다 마십니다만...
먼저 한 잔 산국꿀차를 만들어 봤습니다.
머리 속이 맑아집니다.
올 겨울은 산국꿀차가 있어 따뜻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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