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릴 적에 할머니께서는 소화가 안 된다 싶으시면 무를 깎아 드시곤 했습니다.
무는 디아스타제와 같은 전분효소와 단백질효소를 가지고 있어서
소화가 잘 되도록 도와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뇨작용도 하고, 노폐물도 없애주고, 혈압도 내려주고,
또 가래도 없애준다고 하니 무를 이용하면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을 듯합니다.
며칠에 걸쳐 무와 고추로 장아찌를 담갔습니다.
가을에 담가 일년, 아니 몇 년을 두고 먹을 수 있는 것은 장아찌만 한 것이 없는 듯합니다.
무밭이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손수레를 끌고 다녀왔습니다.
집 오랖뜰에 있는 작은집 텃밭에서 매운 고추를 조금 땄습니다.
무를 손질해서 반으로 자릅니다.
그런 뒤 굵은 소금을 뿌려 하루 정도 재웁니다.
소금을 뿌려주는 이유는 무에 들어있는 물기를 빼면
장아찌를 담갔을 때 아삭아삭한 맛이 더 좋기 때문입니다.
하루 뒤 소금기를 씻어 낸 뒤 볕에 물기를 말립니다.
고추는 많건 적건 이쑤시개와 같은 것으로 구멍을 내주어야 합니다.
아니면 나중에 먹을 때 간장물이 튀어 괴롭습니다.
어쩌면 세탁비가 더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지지난해 담근 우리집 무장아찌입니다.
지난해는 무가 흉작이라서 김장만하고 그만 장아찌를 담그지 못했습니다.
무청은 처마 밑에 말립니다. 겨울 양식입니다.
저는 무장아찌에 제피잎을 넣습니다.
우리 동네에서는 된장에도 제피잎을 넣는 경우가 있습니다.
방부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산초잎이 아니고, 제피잎입니다.
무청에서 달팽이가 놀고 있습니다.
제피잎도 무 말리는 데서 같이 물기를 빼고 있습니다.
저는 간장물을 만들 때 맛국물을 만들어서 집간장과 섞습니다.
맛국물 재료는 표고버섯, 다시마, 멸치, 통후추 들입니다.
입맛에 따라 양파와 대파뿌리를 넣어도 좋습니다.
맛국물을 걸러서 집간장과 섞은 뒤 한번 끓여줍니다.
비율은 제 맘대로 합니다. ^^
아무리 훌륭한 '레시피'도 결국은 손맛이 좌우합니다.
이때 유기농 설탕과 소주를 섞기도 합니다.
설탕이 방부제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까닭입니다.
항아리를 씻어 볕에 잘 말립니다.
항아리는 소독을 잘 해야 뒤탈이 없습니다.
고들고들 말린 무를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습니다.
고추와 제피 잎을 넣은 다음 간장물을 넣습니다.
무와 고추가 떠오르지 않도록 돌을 넣기도 하고, 페트병을 넣기도 합니다만,
저는 집 오랖뜰에 있는 오갈피나무 가지를 잘라서 가로질렀습니다.
일주일 뒤에 간장물을 한 번 더 끓일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한여름 밥맛 없을 때 무 장아찌 한 종지면
밥 한 그릇 뚝딱 먹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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