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대(淸代) 화가 섭흔(葉欣)의 <청산백운(靑山白雲)> 扇面
靑山兮要我以無語 蒼空兮要我以無垢
聊無愛而無惜兮 如水如風而終我
(청산혜요아이무어 창공혜요아이무구)
요무애이무석혜 여수여풍이종아)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 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 나옹혜근(懶翁慧根)
※ 근현대 중국화가 번호림(樊浩霖)의 <청산백운(靑山白雲)> (1948年作)
※ 고려 말의 고승인 나옹화상의 이 선시는 훗날 장돌뱅이의 삶을 자연에 비유해 노래한 신경림(申庚林)의 시 <목계장터>의 율격을 본 따 이같이 풀이됐다.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 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산서리 맵차거든 풀속에 얼굴 묻고
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라네
민물 새우 끓어넘는 토방 툇마루
석삼년에 한 이레쯤 천지로 변해
짐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 근현대 중국화가 서조(徐操)의 <청산백운(靑山白雲)>(1931年作)
나옹의 선시가 <목계장터>의 율격을 빌려 풀이 되면서 변형도 더러 만들어졌으니 아래 시는 그중 하나다.
세월은 나를 보고 덧없다 하지 않고
우주는 나를 보고 곳없다 하지 않네
번뇌도 벗어 놓고 욕심도 벗어 놓고
강같이 구름 같이 말없이 가라 하네
※ 근현대 중국화가 번호림(樊浩霖)의 <청산백운(靑山白雲)>(1941年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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