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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주봉지기천종소(酒逢知己千鍾少)

감효전(甘曉典) 2012. 1. 13. 02:45

※ 청말근대 화가 섭만숙(葉曼叔)의 <풍진지기(風塵知己)> 

 

酒逢知己千鍾少  話不投機一句多
(주봉지기천종소 화불투기일구다)

 

술은 나를 알아주는 친구를 만나면 천 잔도 적고
말은 뜻에 맞지 않으면 한 마디도 많노라

 

☞ ≪명심보감≫ <언어(言語)>편

 

※ 나를 이해하고 알아주는 진정한 친구를 지기(知己)라 한다. 세상을 살면서 지기(知己)를 가졌다는 것은 값을 따질 수 없는 보배를 가진 것만큼이나 마음 든든하고 행복한 일이다. 

 

 

※ 현대 중국화가 유염경(劉艶卿)의 <지음(知音)>

 

- ≪열자(列子)≫ <탕문(湯問)>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에 백아(伯牙)라는 거문고 명인이 있었다. 그는 훌륭한 스승의 지도를 받아 대자연과 교감하는 음악의 참된 경지와 진수를 터득했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음악세계는 일반인들로서는 도저히 헤아리기 어려운 것이었다.

 

다만 오직 한 사람, 그의 연주를 듣고 거기에 실린 정감과 의미를 읽어내는 사람이 있었다. 가난한 나뭇꾼 종자기(鍾子期)였다.

 

학문하는 사람이나 예술가에게 있어 자신의 학문과 예술세계를 이해하고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천하를 얻는 것만큼이나 뿌듯하고 행복한 일이다. 백아에게 있어 종자기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백아에게 종자기는 지음(知音)이고 지기(知己)였다.  

 

그러나 어느 날 종자기가 병을 얻어 죽고 만다. 백아는 종자기의 무덤을 찾아가 통곡하고 거문고의 줄을 끊어버린다. 그리고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겠노라 맹세한다.

 

이로부터 백아절현(伯牙絶絃)이라는 고사가 생겨났다. "백아가 거문고 줄을 끊었다"는 뜻이다. 이제 이 세상에 자신의 음악세계를 알아주는 사람(知音)이 없어졌으니 더 이상 거문고를 연주할 의욕이 없어진 것이다.

 

※ 청대(淸代) 화가 전혜안(錢慧安)의 <백락상마(伯樂相馬)> 횡폭(橫幅) (1879年作)

 

※ 전혜안(錢慧安)의 <백락상마(伯樂相馬)> 단선(團扇)  

 

조금 다른 얘기지만 伯樂旣沒 驥焉程兮(백락기몰 기언정혜)라는 말이 있다. "백락이 죽었으니 천리마가 있은들 누가 알아주랴"라는 뜻이다.

 

백락(伯樂)은 전국시대 유명한 말(馬) 감식가다. 천하의 명마(名馬), 천리마(千里馬)도 그것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오직 백락만이 그런 눈을 가졌다. 그런데 백락이 죽었으니 천리마(千里馬)가 있다한들 누가 알아보겠느냐는 것이다.
 
士爲知己者死  女爲悅己者容
(사위지기자사 여위열기자용)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知己)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여자는 자기를 이뻐해주는 사람(悅己)을 위해 화장을 고친다

 

중국 전국시대 진(晉)나라 사람인 예양(豫讓)이 자신의 재능을 알아주고 중용했던 지백(智伯)을 위해 조양자(趙襄子)에게 복수를 결심하면서 한 말이다. 무릇 선비된 자는 자기를 알아준 이를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기꺼이 바칠 것이라는 얘기다.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이 말은 사람들에게 지기(知己)가 갖는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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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미상의 옛 중국화 <지음도(知音圖)>

 


 

 

 

 


 

출처 : 청경우독(晴耕雨讀)
글쓴이 : 소요유逍遼遊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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