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나라 때 서화가 조맹부(趙孟頫) 필치의 <증도가(證道歌)>
一性圓通一切性 一法遍含一切法
一月普現一切水 一切水月一月攝
(일성원통일체성 일법편함일체법
일월보현일체수 일체수월일월섭)
한 성품이 뚜렷하게 모든 성품에 통하니
한 법이 모든 법을 두루 포함하고
달 하나 온 세상의 물에 두루 나타나니
온 세상 물 속 달을 한 달이 거느렸도다
☞ 영가현각(永嘉玄覺), <증도가(證道歌)>
※ 청말근대 서법가 장해약(張海若)의 예서(隸書) <화엄경(華嚴經)> 성선(成扇)
※ 하늘에는 하나의 달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천강만수(千江萬水)에 비쳐 달은 천 개가 되고 만 개가 된다. 동시에 천강만수(千江萬水)에 있는 달은 모두 하늘에 있는 하나의 달이 거둬 잡는다는 것이다.
≪화엄경(華嚴經)≫에서 말하는 주변함용관(周遍含容觀)과 상통한다. 진공관(眞空觀)·이사무애관(理事無碍觀)과 함께 화엄사상의 '일심삼관(一心三觀)'을 이루는 주변함용관(周遍含容觀)은 우주간의 온갖 사물이 서로 일체를 함용(含容)하는 것을 관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변(周遍)이란 전체를 비추는 것을 말하며, 함용(含容)이란 사사무애(事事無碍)하여 참으로 원융자재(圓融自在)한 것을 뜻하니 이를 부사의해탈경계(不思議解脫境界)라 한다.
야구장에서 수만 명 관중들의 눈은 투수가 잡고 있는 공에 집중되고, 수만 명의 눈동자 하나 하나에는 백구(白球)가 비친다. 이는 마치 내 안에 세계가 있고 세계는 나를 감싸고 있는 것과 같다. 하나(달/백구) 가운데 전체를 머금고 있고, 전체(천강만수/눈동자)에 하나가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까이 있거나 멀리 있거나 서로 통하지 않는 것이 없다. 모름지기 물물(物物)은 서로 관계되어 부단히 영향을 주고받는다. 일체는 깊은 인연과 은혜의 관계로 존재한다. 이러한 세계를 사사무애법계(事事無碍法界)라 부른다.
이 세계에 존재하는 자연과 생명, 물물의 관계성을 이와 같이 바라보는 것이 주변함용관(周遍含容觀)이다.
※ 명대(明代) 화가 곽후(郭詡)의 <주희상(朱憙像)>
※ 이 수월(水月)의 비유는 주희(朱憙)에 의해 성리학(性理學)에도 원용돼 월인만천(月印萬川), 즉 '일물일태극(一物一太極)·총체일태극(總體一太極)'의 이론으로 정립된다.
주희는 "세계를 관찰하는 보편적인 원리와 구체적·개별적인 원리 사이에 일치성이 있다"고 보는 '이일분수(理一分殊)'론을 주창했다. 모든 사물의 개별적인 이(理)는 보편적인 하나의 이(理)와 동일하다는 설명이다. 현대물리학의 프랙탈이론을 연상시킨다.
"모든 사물은 하나의 이치(理)를 지니고 있으나, 개개의 사물·현상은 상황에 따라 그 이치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 분수(分殊)이다. 말하자면 보편적인 원리의 바탕 위에서 개별적인 특수성을 설명하는 것이 분수(分殊)이다.
개별적인 이(理)를 초월하는 보편적 이(理)가 태극(太極)이다. 태극(太極)은 '이일(理一)'로서의 '총체일태극(總體一太極)'이다. 개개의 사물에 내재해 있는 개별적 이(理)는 성(性)이며, 성(性)은 '분수(分殊)'로서의 '각구일태극(各具一太極)'이다. 이것이 '일물일태극(一物一太極)·총체일태극(總體一太極)' 이론의 요체이다.
이 이론은 이이(李珥)와 기정진(奇正鎭)의 이일분수(理一分殊)설, 임성주(任聖周)의 기일분수(氣一分殊)설로 발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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