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현대 중국화가 황독봉(黃獨峰)의 <비래봉(飛來峰)> 선면(扇面)
飛來峰上千尋塔 聞說雞鳴見日升
不畏浮雲遮望眼 只緣身在最高層
(비래봉상천심탑 문설계명견일승
불외부운차망안 지연신재최고층)
비래봉 위에 천심탑 우뚝 솟아
닭 울면 해돋는 것 본다는데
뜬구름이 시야를 가려도 두렵지 않은 것은
내 몸이 맨 꼭대기에 있어서라네
☞ 왕안석(王安石), <등비래봉(登飛來峰)>
※ 문설(聞說): 들리는 바로는, 들은 바에 따르면, 들으니(듣기로)
※ 절강(浙江)성 소흥(紹興) 남단(南端)에 비래산(飛來山)이라는 산이 있다. 일명 보림산(寶林山), 속칭 탑산(塔山)이라고도 한다. 산 위에 응천탑(應天塔)이라는 불탑(佛塔)이 있다.
응천탑(應天塔)은 원래 보림선사(寶林禪寺)의 부도(浮屠)였다. 동진(東晋) 말 승려 담언(曇彦)과 허순(許洵) 두 사람이 건축하기 시작했다. 당대(唐代)에 응천탑(應天塔)으로 개명됐고 송(宋)나라 때 중건됐다.
나중에 북송(北宋)의 저명한 재상이자 신법의 주창자였던 왕안석(王安石)이 그 이름을 사모하여 이곳에 올라 머문 적이 있다. 그 때 <등비래봉(登飛來峰)>이라는 시를 지었다 한다.
소흥(昭興)은 역사와 문화의 고도(古都)로 중국 8대 명주(銘酒)의 하나인 소흥주(昭興酒)의 본고장으로 유명하다. 춘추시대 월왕(越王) 구천(勾踐)이 오(吳)나라를 치기 위해 와신상담(臥薪嘗膽)했던 월(越)의 수도 회계(會稽)가 바로 오늘의 소흥(昭興)이다.
※ 왕안석의 이 시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2005년 11월 중국을 방문한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맞아 베푼 오찬 환영사에서 인용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원 총리는 11월 20일 베이징 조어대(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오찬 환영사에서 不畏浮雲遮望眼 只緣身在最高層이라는 구절을 읊었다. 미-중 관계가 현재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향후 발전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시구(詩句)를 빌려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원 총리의 환영사가 얼마나 뜻깊게 느껴졌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부시 대통령은 원 총리의 환영사가 길어지자 익살 섞인 한 마디를 내뱉었다. "이러다 식사도 못하는 것 아니야?"
※ 현대 중국 서화가 소세경(蕭世瓊)의 전서(篆書) <등비래봉(登飛來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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