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사/고서화(古書畵)

[스크랩] 계월석문이(溪月石門移)

감효전(甘曉典) 2012. 1. 12. 20:48

步葉回山逕  川雲欲夜時
宿禽啼聲盡  溪月石門移
(보엽회산경 천운욕야시
 숙금제성진 계월석문이)


낙엽을 밟으며 산길을 돌아오니
냇가 구름은 어스름을 재촉하고
졸리는 새 울음소리 잦아드는데
시냇가 달은 석문으로 옮겨가네


※ 세종대왕의 현손(玄孫)으로 조선시대 대나무 그림의 일인자로 꼽혔던 탄은(灘隱) 이정(李霆)의 시(詩).

 

※ 탄은(灘隱) 이정(李霆)의 필치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긍익(李肯益)은 ≪연려실기술(練藜室記述)≫에서 이정에 대해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대(竹) 그림으로 유명하다. 임진왜란을 당하여 왜적의 칼날에 오른편 팔목이 상처를 입어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졌다. 그 뒤부터 붓을 잡으면 귀신이 도우는 듯하여 갑자기 격조가  한층 나아졌으니, 참으로 팔이 끊김으로써 의원(醫員)이 되었다는 속담과 같은 일이었다."


이정(李霆)은 인조 4년(1626) 12월 20일 공주 별서(別墅)에서 눈을 감았다. 그의 재주를 아꼈던 인조는 김육(金堉)으로 하여금 제문을 짓게 하여 내렸다.

 

김육은 "이 세상에 보기 드문 기이한 재주로 시서화(詩書畵) 삼절(三絶)로 먼저 울렸지. 위천(渭川)과 기수(淇水)의 대나무가 정수를 드러내었지. 붓끝으로 나온 조물주의 솜씨는 고금에 다툴 이 누가 있으랴. 시사(詩社)에 흥을 부치고 한묵(翰墨)에서 기예를 자랑하였지"(≪잠곡유고(潛谷遺稿)≫)라 하였다.

 

조선 후기의 학자이자 문신인 보만재(保晩齋) 서명응(徐命膺)은 그의 <탄은묵죽병기(灘隱墨竹屛記)>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동악(東岳: 이안눌)은 시의 신(神)이요, 간이(簡易: 최립)는 문의 신이며, 석봉(石峯: 한호)은 글씨의 신이요, 탄은(灘隱: 이정)은 그림의 신이다. 그림을 그리면 반드시 시를 짓고, 시를 지으면 반드시 글씨로 쓰니, 이때 사절(四絶)로 이름하였다."

 

 

출처 : 청경우독(晴耕雨讀)
글쓴이 : 경화수월鏡花水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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