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落騷人已怨秋 不堪平遠發詩愁
要看萬壑爭流處 他日終煩顧虎頭
(목락소인이원추 부감평원발시수
요간만학쟁류처 타일종번고호두)
나뭇잎 떨어져 시인은 가을을 원망터니
평원을 보니 시심이 일어남을 누룰길 없네
뭇 골짜기 다투어 내달리는 걸 보려니
훗날 고개지(顧愷之)를 성가시게 하리라
☞ 소식(蘇軾), <곽희추산평원(郭熙秋山平遠)>(二首其二)
※ 소동파가 1084년 52세 때 궁중 최고 화가이자 이론가인 곽희(郭熙)의 그림에 붙인 제화시(題畵詩)이다. 이른바 '화중유시'(畵中有詩)의 전형으로 꼽히는 시다.
※ 고호두(顧虎頭):진(晉)나라 때 화가 고개지(顧愷之).
※ ≪진서(晉書)≫ <고개지전(顧愷之傳)>에 萬壑爭流와 관련한 기록이 있다.
사람들이 (고개지에게) "회계(會稽)의 산천이 어떠하더냐"(人問會稽山川之狀)고 물었다. 이에 고개지는 "산의 바위는 저마다 빼어남을 겨루고 온 골짜기는 다투어 내달리는데 풀과 나무가 그 위를 덮어 우거지니 구름 일고 노을 짙어오더이다"(千巖競秀 萬壑爭流 草木蒙籠其上 若雲興霞蔚)라 대답했다.
※ 북송시대 화가 곽희(郭熙)의 <수색평원도(樹色平遠圖)>. 소식(蘇軾)의 위의 시는 평소 친분이 깊던 곽희(郭熙)의 이 그림을 보고 지은 것이라 한다.
출처 : 청경우독(晴耕雨讀)
글쓴이 : 경화수월鏡花水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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