酌酒與君君自寬 人情翻覆似波瀾
白首相知猶按劍 朱門先達笑彈冠
草色全經細雨濕 花枝欲動春風寒
世事浮雲何足問 不如高臥且加餐
(작주여군군자관 인정번복사파란
백수상지유안검 주문선달소탄관
초색전경세우습 화지욕동춘풍한
세사부운하족문 불여고와차가찬)
친구여 한잔 들고 마음 너그럽게 가지시게
세상 인심이란 물결처럼 뒤집히는 것
오래 사귄 사이에도 경계심 여전하고
먼저 높은 자리 오르면 뒤따르는 자 비웃는다네
풀빛은 가랑비에 젖어 촉촉한데
꽃가지 움트려 해도 봄바람 아직 차갑다네
뜬구름 같은 세상일 물어 무엇하겠는가
편안히 지내며 배불리 먹느니만 못한 것을
☞ 왕유(王維), <작주여배적(酌酒與裴迪)>
※ 按劍: 칼을 빼려고 칼자루에 손을 댐.
※ 朱門: ①붉은 칠을 한 문 ②지위(地位)가 높은 벼슬아치의 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彈冠: 관(冠)의 먼지를 털다, 곧 관리가 될 준비를 함.
※ 배적(裴迪): 당(唐)나라 때의 시인. 왕유(王維)가 종남산(終南山) 아래 망천별서(輞川別墅)에 은거할 때 그와 더불어 시를 주고받으며 절친한 관계를 맺었다. 두 사람은 산수를 함께 유람하면서 경관이 빼어난 곳을 만나면 그 때마다 시를 읊었다. 왕유(王維)가 나중에 ≪망천집(輞川集)≫을 엮을 때 여기에 모두 실었다.
※ 명대(明代) 화가 십주(十洲) 구영(仇英)의 <망천십경도(輞川十景圖)>
출처 : 청경우독(晴耕雨讀)
글쓴이 : 경화수월鏡花水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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