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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인일사귀(人日思歸)

감효전(甘曉典) 2012. 1. 12. 11:11

※ 청(淸)나라 화가(畵家) 임백년(任伯年)의 <인물도(人物圖)> 

 

入春才七日  離家已二年
人歸落雁後  思發在花前
(입춘재칠일 이가이이년
 인귀낙안후 사발재화전)


봄 맞은 지 이제 이레
집 떠나온 지 어언 두 해
기러기 내려앉은 뒤 돌아가려나

꽃 앞에만 서면 고향생각 절로 나네

 

☞ 설도형(薛道衡), <인일사귀(人日思歸)>


※ 설도형(薛道衡): 수(隋)나라 때의 문인. 이 시는 그가 진(陳)나라에 외교 사절로 갔을 때 고향을 그리워하며 지은 것이라 한다.
 

 

※ 근현대 중국화가 고청요(顧靑瑤)의 <사귀도(思歸圖)>
 

※ 낙안(落雁): 낙안(落雁)하면 으레 중국 4대 미인의 한 사람으로 일컬어지는 왕소군(王昭君)부터 떠올리게 된다.

 

왕소군이 한나라 궁실을 떠나기 위해 말 위에 올라 비파를 타며 비감한 심정을 노래하자 하늘을 날던 기러기가 그의 아름다운 미모와 비파소리에 넋을 잃고 날갯짓  하는 것을 잊어 떨어졌다는 고사는 유명하다.


왕소군이 흉노의 왕(單于) 호한야(呼韓邪)를 따라 한(漢)나라 미앙궁(未央宮)을 떠날 때 중원은 따뜻한 봄이었다. 그러나 북쪽 변방은 아직도 옷깃을 여며야 할 정도로 추운 날씨였다.

 

 "오랑캐 땅에는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는 표현은 순전히 엄살만은 아닌 것이다. 이 시에서는 남쪽에 있는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 내려앉아야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 남송(南宋) 화가 전순거(錢舜擧)의 <소군도(昭君圖)> 手卷

 

※ 인일(人日): 음력 정월 초칠일. 고대에는 정월 초칠일을 인일(人日), 곧 '사람의 날'이라 했다. 이날은 좋은 날이라고 해서 하루 쉬면서 먹고 마시고, 춤추며 즐겼다. 가능하면 위험한 일은 삼가고 바깥출입도 자제했으며 남의 집 방문이나 손님맞이도 꺼렸다.


참고로 정월 초하루는 닭(谿),초이틀은 개(狗),초사흘은 돼지(豬),초나흘은 양(羊),초닷새는 소(牛),초엿새는 말(馬)의 날이었다.

 

※ 청대(淸代) 화가 주영(朱英)의 <소군출새(昭君出塞)> 手卷

출처 : 청경우독(晴耕雨讀)
글쓴이 : 경화수월鏡花水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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