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산을 오르다/ 박남준
고비사막 돈황의 모래가 우는 산이라는
명사산에 올랐네
인생이 이렇게 발목이 푹푹 빠져드는 길이라면
서슴없이 대답할 것이네
일찍이 그만둬야 할 것이 아니냐고
고개를 내져어 보기도 했네 끄떡이기도 했네
산 넘어 모래 바람 갈기 세우는 명사산에 엎드려
삶이 때로 늙고 힘 다하도록 능선에 올라 지친 땀 씻어며
걸어온 길 되돌아 보는 일이라는 것
그렇게도 생각해 보았네
명사산에 귀 기울였네
살아오는 동안 내 울음은 곡비처럼 너무 컸네
결코 울음소리 들려주지 않는 명사산
세상에 지친 이들이 여기 올라 모든 울음 묻고 갔으리
안으로 울음을 묻고 묻어 산을 이룬 모래산
터덕 터덕
낙타등에 몸을 싣고 사막을 가던 날이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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