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심리학

[스크랩] 역기능적 사고 2 -- 흑백논리

감효전(甘曉典) 2011. 11. 20. 23:06
2. 전부 아니면 전무의 사고(흑백논리, 이분법적 사고)
연속적인 개념보다는 오직 두가지의 범주로만 상황을 나누어 보는 것을 말합니다.

저는 환자분들에게 항상 이런 말을 합니다. 세상은 회색입니다. 세상 어느 곳에도 흑백이 명확한 것은 별로 없습니다. 당신의 마음 속에도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는 것에도 흑백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회색을 자꾸 흑백으로 평가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우리는 좋은 사람 나쁜 사람으로 구별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을 소개 받았을 때 인상이 좀 험하면 저 사람 나쁜 사람같아 라고 평가하고 멀리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헐리우드 영화를 봐야 100%나쁜 사람과 100%좋은 사람이 존재하지 일상에는 그런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아무리 나쁜 짓을 하는 사람도 집에서는 좋은 아빠이거나 좋은 자식인 경우도 있고 아무리 선한 사람도 누군가를 미워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시기하기도합니다. 어떤 점에서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 할 수는 있지만 그 사람 자체를 좋은 사람이다 나쁜사람이다 단정지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공황장애 환자분들이나 대인공포 환자분들의 경우 불편해 하는 상황에 대해서 노출치료를 할 때 잘 하고 나서도 그 상황을 잘 극복한 것이 자신감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또 다른 실망으로 이어지게 되는데는 이런 흑백논리가 작용하게 됩니다.

어떤 성과에 대해서 0점과 100점의 기준만으로 평가를 해서 10점도 40점도 80점도 0점이 되버리고 오로지 완벽해야만 100점이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지하철을 타는 것을 힘들어 하는 분이 지하철 타는 것을 노출치료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어느날 마음을 먹고 지하철을 탔다고 합시다. 잠실에서 을지로까지 지하철을 탔을 때 처음에 시도하는 것이라 좀 불안하고 다소 머뭇거리기도 했지만 잘 탔고 지상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구간에서 순간 아찔하기도 했지만 특별한 두려움없이 을지로까지 갔다고 합시다.

이때 우리는 이 분에게 얼마의 점수를 줄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일단 원하는 곳에 잘 갔다는 것, 시도를 했다는 것에 대해서 최소한 90점 이상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 “난 역시 오늘도 안되 난 아직 멀었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성과에 대해서 개관적인 점수를 주지 못하고 타기 전에 머뭇거렸다는 것, 중간에 아찔 했다는 것, 불안을 많이 경험했다는 이유로 이번에도 난 제대로 못했고 빵점이야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최소한 90점 정도 줄 수 있는 것이 이 사람에게는 0점이 되어서 극복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다음에 노출할 때도 처음과 마찬가지로 두려워하게 되는 것입니다.

치료 결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잘 치료해서 많이 좋아졌을 때 어느순간 불안을 경험하거나 증상을 경험하면 일순간 지금까지의 치료를 망친 것으로 아무런 성과가 없어던 것으로 평가하고 우울해하고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증상이 없어야 완치고 조금이라도 불안을 경험하거나 증상을 경험하면 치료가 되지 않았다고 이분법적으로 보는 것이지요.

만약 내가 세상을 2가지 기준으로만 보고 있다면 이제부터는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내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힘든 감정이 이 2가지 기준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면 당연히 기준을 바꾸고 평가를 달리해서 내 감정을 다루어야 할 것입니다.

불안에 대해서, 자신에 대해서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고 회색적으로 보는 것이 불안 조절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출처 : 공황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글쓴이 : okpanic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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