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현대사 재조명

[스크랩] ‘5·18 민주화 운동 여고생 일기’ 세계기록유산에 포함

감효전(甘曉典) 2012. 5. 20. 08:27

 

 

 

5·18 여고생 일기에는…“총으로 시민 무차별 살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5·18민주화운동’ 기록물 중 광주에서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쓴 일기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당시 광주여자고등학교 3학년생으로 5·18광주항쟁의 상징인 전남도청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주소연씨(49·교육공무원)다.

          

         

 


주씨는 당시 전남도청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목격하고 언론보도를 보며 느낀 생각을 신문자료 스크랩과 함께 대학노트에 기록해 뒀다 올해 3월 5·18유네스코 등재 추진위원회에 기증했다.

주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1980년 5월 22일 목요일, 우리는 민주화를 하자는 것이다. 민주화를 위해 싸운 민주인사들을 구속시키다니 이 원통한 일이 또 어디 있는가? 소위 민주주의란 나라가 민주인사를 죽이다니, 이 같은 일이 세계에 또 어디 있단 말인가?”라고 썼다. 이어 “입으로 말할 수 없는 갖은 만행을 벌여 사망자는 밝혀진 사람만 해도 200명을 능가하고 실종자는 거의 한 동에 몇 사람 꼴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매스컴은 일절 이러한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으며 완전한 정부 편에 서서 우리 민주시민들을 폭도로 몰고 있었다”고 썼다.

 

주씨는 “5월 23일 공수부대에서는 처음에는 몽둥이로, 다음은 대검으로, 다음에는 총으로 우리 시민을 무차별 살해했으며 또한 도망간 사람까지 모두 잡아 그 즉시 살해했고 구경만 하던 어린이, 할머니까지 무차별 살해해서 우리 시민들은 좋지 못한 일인 줄 알면서도 공수부대에 맞서기 위해 무기고를 털어 총으로 대전해 물리쳤다”고 일기장에 기록했다.

또 “5월24일 우리 광주에서 계속 민주시위를 하는 동안 우리나라 매스컴에서는 한 번도 진실 보도를 하지 않았다”면서 “5월25일 공수부대가 투입되지 않았으면 우리 광주사태는 있지도 않았을 것이며 평화적인 군중시위, 즉 민주화 운동으로 끝났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5월27일, 28일 상황실에서는 총기를 회수하고 이것으로서 사태를 수습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부지사실에서 잠을 자고 있는데 오빠들이 와서 깨웠다. 지금 계엄군이 공단 입구에 오고 있으니 사태를 알아서 깨어있으라는 것이었다. 그 때가 2시쯤 이었을까? 약 30분 후에 계엄군이 광고 앞, 돌고개를 넘어섰고 지원동 쪽에서도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살고 싶은 사람은 피하라 하여 우리는 도청 밖으로 나와 피해 있었다”고 썼다.

주씨는 “그때 누군가 기록하지 않으면 역사가 왜곡되지 않겠느냐는 마음으로 일기를 썼다”고 밝혔다.

 

 

 

5·18 관련 기록물 세계기록유산에

 

 

 

ㆍ조선후기 ‘일성록’도 등재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과 조선후기 국왕의 동정이나 국정 운영 사항을 일기 형식으로 정리한 일성록(日省錄)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심사하는 국제자문위원회(IAC)는 23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제10차 회의를 열어 한국의 5·18 기록물과 일성록을 심의해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등재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유네스코 사무국은 IAC에서 등재 권고 결정이 내려지면 등재가 확정된 것으로 간주한다.

한국 현대 기록물로는 처음으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은 1980년 5월18일부터 27일까지 광주를 중심으로 전개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일련의 활동과 이후 이 사건의 피해자 보상과 관련해 기록·생산된 문건·사진·영상 자료를 총칭한다. 광주시청 5·18 일지, 사망자 인적사항 보고, 군사법정 재판기록, 국회 광주청문회 회의록, 주한 미국 대사관의 외교전문, 관련자 1500여명의 구술 증언 등을 포함하고 있다. 3만5000여점에 이르는 자료는 5·18기념재단, 국가기록원, 육군본부 등이 보관·관리하고 있다

 

‘5·18 기록유산 등재 추진위’는 지난해 3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전말과 진상규명 과정 등을 보여주는 이들 자료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한국 민주화에 전기가 된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관련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로 80년대 이후 동아시아 국가들이 냉전 체제를 해체하고 민주화를 이루는 데 큰 영향을 끼친 세계사적 가치도 인정받게 됐다.

국보 제153호인 일성록은 조선후기 국왕의 동정 및 국정의 제반 운영 사항을 매일 일기체로 정리한 연대기 자료로, 1760년(영조 36년)에서 1910년(융희 4년)까지 151년 동안을 기록했다. 한 질만 편찬된 유일본이자 필사본으로 총 2329책이 전해진다.

우리나라는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이상 1997년), 직지심체요절과 승정원일기(2001년), 조선왕조의궤와 해인사 고려대장경판과 제경판(2007년), 동의보감(2009년) 등에 이어 이번 2건의 등재로 모두 9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 임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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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내마음은 황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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