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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천도시비(天道是非)

감효전(甘曉典) 2012. 5. 14. 18:58

중국 최고의 역사서인 ≪사기(史記)≫의 저자 사마천은 말한다.

 

"흔히 하늘은 정실이 없어서 언제나 착한 사람 편을 든다(天道無親 常與善人)고 한다. 허나 부질없는 말이다. 그 말대로라면 착한 사람은 언제나 잘 먹고 잘 살아야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어질기만 했던 백이(伯夷)와 숙제(叔弟)는 청렴고결하게 살다가 끝내 굶어 죽었다. 공자가 70여 명의 제자 중에서 가장 아끼고 칭찬해 마지 않았던 안회(顔回)는 가난에 찌들어 쌀겨도 제대로 먹지 못하다가 요절하고 말았다.

 

하늘이 착한 사람 편을 든다면 이는 어찌 된 까닭인가. 도척(盜跖)은 죄 없는 사람을 죽이고, 사람의 肝으로 膾를 쳐 먹는 등 악행을 일삼았으나 끝내 제 목숨을 온전히 누리고 죽었다. 도대체 무슨 덕을 쌓았기 때문이란 말인가.

 

이런 예들은 너무나 두드러진 것이지만 일상생활 주변에서 얼마든지 일어나고 있다." 

 

이어 사마천은 이렇게 일갈한다. "나는 몹시 헷갈린다. 이른바 천도라는 것이 과연 옳으냐 그르냐?"(余甚惑焉 所謂天道 是耶非耶) 

 

이는 사마천이 ≪사기(史記)≫ <백이열전(伯夷列傳)>에서 제기한 물음이자 ≪사기(史記)≫ 전편을 관류하고 있는 화두이기도 하다. 


출처 : 청경우독(晴耕雨讀)
글쓴이 : 逍遙遊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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