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심리학

[스크랩] 역기능적 사고 6 -- 정신적 여과

감효전(甘曉典) 2011. 11. 20. 23:03
6. 정신적 여과
전체적인 그림을 보는 대신에 한 가지 작은 세세한 것에 필요 없이 관심을 가지는 것을 말합니다.
여과라는 것은 뭔가를 걸러내는 것을 말합니다. 마음 속에 생각 속에 여과지가 있어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보고 싶지 않은 것은 걸러내고 그 상황 중에 일부만을 보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것을 말합니다.

전에 제 환자분 중에 떡을 먹다가 많이 불안해져서 공황증세까지 보이신 분이 계십니다. 그 분은 40대 초반의 사업을 하시는 분으로 공황장애는 있엇지만 평소에 운동도 즐기고 건강하고 사회 활동도 많이 하시는 분이었습니다.

당시에 인지행동치료를 하고 있었는데 치료가 시작된 후 몇 주가 지난 후에 병원에 오셔서 지난주에 정말 힘들었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본인이 회장이나 총무로 있는 모임이 많아서 대소사에 많이 참가하는데 그 주에는 이상하게 상가 집을 자주 가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돌아가신 분들이 공통점이 있었는데 떡을 드시고 돌아가신 것입니다. 한 분은 80이 넘은 할아버지였는데 할머니와 두 분이 사시는 분이었습니다. 할머니가 장에 가시는데 할아버지가 주무시고 계셔서 일어나시면 드시라고 인절미를 머리맡에 두고 가셨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주무시고 일어나셔서 그 떡을 드시다가 목에 걸려서 돌아가셨습니다. 또 한 분은 할머니였는데 치매가 있으셔서 뭐든지 먹으려고 하는 식탐이 많은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누가 떡을 집에 가지고 와서 할머니가 허겁지겁 떡을 먹다가 목이 막혀서 그 할머니도 돌아가시게 된 것입니다. 제 환자분이 두분의 상가집을 간 후에 또 다른 분이 돌아가셔서 다른 상가집에 간 상황이었습니다 여러가지 음식이 있서서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그 앞에 인절미도 있었습니다. 무심코 인절미를 한입 물고 있는데 갑자기 두분 돌아가신 분들이 떡을 먹고 돌아가셨다는 생각이 나면서 불안해지고 안절부절 못하게 되었고 입안에 문 떡을 뱉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고 불안해 했습니다. 결국 밖으로 나와서 떡을 뱉어버렸고 많이 불안해져서 공황증상까지 경험 한 후에 진정을 시킬 수가 있었습니다.

이 일을 경험한 후에 병원에 오셔서 그 분이 이 상황을 이야기 하면서 자신은 정말 떡을 먹으면 본인도 숨이 막혀서 죽을 것 같아서 도저히 먹을 수 없었고 너무 불안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고 하셨습니다.

이분과 역기능적 사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이분이 하고 계신 생각이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정신적인 여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 한번 볼까요? 이분은 지금 뭐를 걸러내고 있는걸까요? 이분은 두분의 돌아기신 분이 떡을 먹다가 돌아겼고 지금 본인도 떡을 먹고 있다는 것만 생각하고 본인도 목이 막혀서 죽는 것은 아닌가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분은 돌아가신 두분과는 너무나 다른 상황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분은 연세가 많으셔서 치아가 부실하셔서 잘 씹지 못하는 분들이었고 한분은 자다가 일어나서 다소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떡을 먹었고 또 한분은 치매가 있어서 자신을 잘 통제하지 못하는 분이었습니다. 또 두분다 연로하셔서 뭔가 목에 걸렸을 때 그것을 뱉어낼 힘도 약한 분들이었습니다. 또 주변에 문제가 생겼을 때 도와줄 분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분은 40대 초반으로 건강한 육체를 가지고 있고 치아도 튼튼하고 치매와 같은 질병을 가지지도 않았고 자다가 일어나서 정신이 흐린 상태도 아니었고 운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뭔가 목에 걸려도 충분히 뱉어낼 수 있는 힘도 있었고 상가집이라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서 무슨 일이 생기면 충분히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지금 말한 이런 것들은 모두 걸러내버리고 단순히 떡 죽음만을 받아들여서 두려워하고 불안해 한 것이지요.
진료실에서 보면 공황장애 환자분들 중에 이런 정신적인 여과로 필요이상으로 힘들어 하시는 분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가령 뉴스에서 어떤 정신질환자가 자살을 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면 그 사람과 나와 상황적으로 다른 것은 다 걸러내고 단순히 나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고 그도 정신과 환자라는 이유로 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뉴스에서 축구하다가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사람이 보도되면 그 사람과 나와의 차이를 꼼꼼히 따져보기 보다는 축구하면 나도 심장마비가 걸릴 것이라는 생각에 축구를 피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정신적인 여과를 하게 될까요? 저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는 마음 속에 항상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또 한가지는 어떤 감정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大學(대학)의 正心章(정심장)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이른바 ‘수신(修身)은 그 마음을 바르게 함에 있다’는 것은 마음에 성냄이 있으면 그 올바름을 얻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바가 있으면 그 올바름을 얻지 못하고 좋아하고 즐기는 바가 있으면 그 올바름을 얻지 못하고 근심하는 바가 있으면 그 바름을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음이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 이것이 ‘수신은 그 마음을 바르게 함에 있다.’고 하는 것이다.

화, 불안, 좋아함등의 어떤 감정이 있거나 걱정하는 생각이 있으면 어떤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뭔가를 걸러내서 왜곡되게 보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서 마음을 바르게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심성수양에 도움이 되는 글을 모아둔 심경부주에 보면 이런 글들이 나옵니다.

주자는 정심장에 대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心不可有一事(심불가유일사) “마음에 한 가지 일을 두면 안된다. 하였습니다

명도선생이 전주에 있을 때 다리를 수리하였는데, 긴 기둥하나가 부족하여 일찍이 민간에 널리 구하였다. 나중에 이로 인하여 출입할 때 나무 가운데 좋은 것을 보면 반드시 계탁하는 마음이 일어났다. 그리하여 이 말로서 배우는 자를 경계하였다.

전에는 나무를 볼 때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봤는데 마음 속에 다리를 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으니까 나무만 보면 저 나무가 혹시 다리에 맞지 않을까 항상 생각하게 되었다는 말이고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고 마음 속에 뭔가를 두면 그것을 통해서 매사 보게된다는 것을 깨닫고 배우는 자들을 일깨웠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다 보니까 고전을 통해서 정신적인 여과를 설명하게 되었는데 결국 어떤 정신적인 여과 없이 사물을 바라보려면 마음 속에 어떤 감정을 안정시키고 마음 속에 어떤 생각을 두지 말아야 된다는 말입니다.

처음에 예를 들었던 떡과 죽음을 두려워했던 분도 결국 마음 속에 항상 공황에 대한 두려움 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자극이 왔을 때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기 보다는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생각과 감정을 통해서 보기 때문에 긍정적인 면을 여과시키고 부정적인 것만 받아들여서 불안해 하고 힘들어 했던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혹시 뭔가를 여과하면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그렇다면 여과하고 있는 것을 찾아내서 함께 생각하시고 그렇게 여과하게 만드는 마음 속에 있는 뭔가를 내려놓으시고 있는 그대로 세상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 공황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글쓴이 : okpanic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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