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사/고서화(古書畵)

[스크랩] 고흐의 편지- 내 그림의 값어치

감효전(甘曉典) 2012. 2. 15. 09:28


   
아를의 다리와 빨래하는 여인들 54 x 65 cm. 1888년 3월. 유화



테오에게
너는 내가 부치는 그림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것이 너에게 진 빛을 갚아주는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했지. 그러나 나로서는 너에게 만 프랑 정도를 가져다줄 수 있게 되는 날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 지난날 이미 써버린 돈도 우리 손에 되돌아와야 할 것이다. 적어도 그 정도 값어치가 있는 물건의 형태로라도. 아직은 그렇게 되기 힘들겠지.

이런 자연에서는 좋은 그림을 그리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내가 성공하지 못한다면 순전히 내 잘못이다. 모베는 단 한 달 동안 6천 프랑의 가치가 있는 수채화를 그렸고, 팔았다. 그 당시 내가 들려주었던 이야기지. 그래, 이런 것이 요즘 고민하고 있는 문제다. 그러나 나에게도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부치는 짐 속에는 거친 캔버스에 그린 분홍색 과일나무 그림이 있고, 폭이 넓은 하얀 과일나무 그림, 그리고 다리 그림이 있다. 그걸 보관해 두면 나중에 가격이 오를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수준의 그림이 50점 정도 된다면, 별로 운이 없었던 우리의 과거를 보상받을 수 있겠지. 그러니 이 그림 세 점을 집에 두고 팔지 말아라. 시간이 지나면 이 그림들은 각각 500프랑의 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1888년 5월 10일

출처 : 화 곡 치 킨& 피 자(돈치킨)
글쓴이 : 이경규치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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