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위험 1.5배=우울증 환자는 뇌졸중 위험이 1.45배 높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안 팬 교수팀은 우울증과 뇌졸중의 관계를 다룬 선행 연구 28건을 종합 분석했다. 분석 대상자는 총 31만7540명이었다. 그 결과, 우울증이 있으면 뇌졸중 위험이 1.45배 증가했다. 8만명의 여성을 6년간 관찰한 결과 우울증이 있으면 뇌졸중 발병 위험이 29% 상승한다는 미국 연구도 있다.
- ▲ 우울증은 뇌졸중 등 여러 가지 신체 질환의 발병과 악화에 간여하므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우울증은 인지행동치료, 약물치료, 광선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우울증 여성이 광선치료를 받는 모습.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김의중 교수는 "우울증은 스트레스에 관여하는 부신피질·뇌하수체·시상하부 시스템을 교란시키는 등 내분비계의 정상적 작동을 어렵게 하고 체내 염증물질도 증가시키기 때문에 각종 질환의 위험을 키우는데, 이번 연구는 뇌졸중도 이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울증이 있으면 신진대사 문제와 함께, 병적으로 나태해지고 동기부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운동이나 금연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돼 뇌졸중 위험이 증가된다"고 말했다.
◇당뇨병성 심장병 사망 2.7배=당뇨병과 우울증이 겹치면 당뇨병성 심장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2.7배 높다. 안 팬 교수팀이 54~79세 미국 여성 7만8282명을 건강 그룹, 우울증 그룹, 당뇨병 그룹, 우울증·당뇨병 그룹으로 나눠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을 조사했다. 건강 그룹과 비교할 때, 우울증 그룹이 심혈관질환으로 숨질 위험은 1.37배, 당뇨병 그룹 1.67배, 우울증·당뇨병 그룹은 2.72배였다.
고대구로병원 내분비내과 최경묵 교수는 "우울증이 겹친 당뇨병 환자는 혈당 측정과 투약을 제대로 하지 않고 운동·비만관리 등도 하지 않는 데다가, 우울증이 있으면 스트레스호르몬 증가에 따른 혈압 상승까지 겹치기 때문에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 최대 3배=안구건조증 위험도 최대 3배까지 뛴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신경정신과 연구팀이 65세 이상 650명을 대상으로 안구건조증과 우울증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안구건조증 환자 198명 중 66명(33%)이 우울증을 갖고 있었다. 안구건조증이 없는 452명 중에서는 82명(18%)만 우울증을 동반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현준영 교수는 "이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하면 우울증이 안구건조증 위험을 2.5배 높이는 것으로 나온다"며 "특히 눈물 분비 감소가 크지 않은 경증 안구건조증 환자는 우울증이 안구건조증 위험을 3배까지 높였다"고 말했다. 이 병원 신경정신과 김기웅 교수는 "우울증이 생기면 작은 통증도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되므로 일반인은 느끼지 못하는 가벼운 안구건조증에도 심한 불편을 느끼게 돼 안구건조증으로 진단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또 안구건조증도 체내 염증 반응과 관련 있는데, 우울증 때문에 증가한 염증물질이 안구건조증 발병을 초래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