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천 선생의 절명시 4수(한글 번역판)
제1수
난리 속에 어느덧 백발의 나이
몇번이나 이 목숨 버리려 하여도 그러지 못했네.
오늘에야 참으로 어찌 할 수 없어라
바람에 날리는 촛불이 푸른 하늘에 비치고 있네
제2수
나라가 망하자 궂은 기운 덮여
대궐이 어두워서 시간도 더디구나
이제부터는 조칙을 받을 일이 없으니
구슬 같은 눈물이 흘러흘러 종이를 적시네
제3수
새와 짐승도 슬피울고 강산도 찡그리니
무궁화 이 세상은 망하고 말았구나
등잔 아래 책을 덮고 지난 역사 헤아리니
글을 아는 사람 구실 정녕 어렵구려
제4수
벼슬을 못하여 조그만 공도 없으니
다만 인을 이룰 뿐이요, 충은 아니었네
끝맺음이 겨우 송나라 윤곡을 따를 뿐이니
송나라 진동을 못 따름이 부끄럽구나.
1910. 음 8.6 지은 절명시 4수 임 (1910.9.9 양력)
출처 : 유유자적 낙산도령
글쓴이 : 낙산도령 원글보기
메모 :
'관심사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내가 부르는 너의 이름 / 김영태.. (0) | 2012.02.10 |
---|---|
[스크랩] 시인 윤동주 (0) | 2012.02.07 |
立春大吉 建陽多慶 (0) | 2012.02.03 |
[스크랩] 삽살개 (0) | 2012.02.02 |
[스크랩] <전숙자 칼럼 14> 이매창의 사랑 이야기 (0) | 2012.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