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나노자석'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암조직에 나노자석을 주입한 후 외부에서 교류자기장을 쏘이면
나노자석에서 열이 방출돼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식이다.
암세포는 42도 이상의 온도에서 자연 사멸한다.
연세대는 천진우 화학과 교수팀(사진)이 교류자기장으로 고열을 발생시켜
암세포를 제거하는 나노자석을 개발, 국제저명학술지 '네이쳐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26일자 인터넷판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산화철로 구성된 자성 나노입자는 외부에서 교류자기장을 쏘이면 열을
내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를 이용해 암세포를 제거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나노입자에서 암세포를 제거할 만큼 충분한
열이 방출되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
천 교수팀이 개발한 산화철 나노자석은 약 15나노(nm)의 구형(球形)으로,
중심과 껍질을 서로 다르게 구성해 자기적인 성질을 최적화했다. 따라서
기존 나노입자에 비해 발열효과가 30배 가량 높다는 게 천 교수의 설명이다.
천 교수에 따르면 일반 나노입자는 교류자기장을 쏘였을 때 130W/g의
열을 방출하지만, 천 교수가 개발한 이중구조 나노자석은 3900W/g의 열을 방출한다.
발열효과가 높으면 한번에 방출되는 열의 양이 많아 암조직을 보다 강하게
압박할 수 있고, 적은 양의 나노자석만 주사해도 된다.
천 교수팀은 박국인 연세의대 교수와 뇌종양 쥐에게 나노자석을 주입한 후
교류자기장을 쏘이는 온열암치료를 진행한 결과, 한번의 치료로 암세포가
제거됐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나노입자 '페리덱스'나 항암약물
'독소루비신'에 비해서도 우수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항암약물의 경우 같은 양을 주사했을 때 초기에는 암 성장이 억제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살아남은 암세포가 다시 성장하는 것이 관찰됐다.
실제로 암세포는 열에 민감해 42도 이상의 온도에서 사멸한다. 이미 여러
병원에서 도입하고 있는 '고주파열치료'가 이같은 암세포의 특징을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고주파열치료는 종앙이 생긴 부위에 바늘형태의 가는 전극을 삽입한 후
고주파를 발생시켜 이때 생긴 열로 종양을 치료하는 방식으로 수술로
인한 부담을 줄여준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종양 크기가 작거나
갯수가 적을 때 주로 활용된다.
천 교수는 "나노자석을 이용한 온열암치료법의 경우 암조직에 나노자석을
직접 주사한 후 열을 쏘이는 방식인 만큼 고주파열치료보다 더
암조직을 표적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동물실험도 시작되지 않은 만큼 암환자들에게
활용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물실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되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이와 관련, 독일 매그포스(MagForce)사는 사람을 대상으로 산화철
나노입자를 이용한 온열치료법을 2상 임상시험 중이다. 천 교수 측은
매그포스사의 나노입자보다 이번에 개발한 나노자석이 더 높은
열효율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개발된 나노자석이 암 치료에 새로운 진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창의적 연구진흥사업과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2007년부터 천 교수팀과 박국인 교수, 김진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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