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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총욕진동몽일장(寵辱眞同夢一場 )

감효전(甘曉典) 2012. 1. 13. 02:44

邯鄲枕上事荒唐  寵辱眞同夢一場 
盡道吾能窮此理  逢些順境却顚忙
(한단침상사황당 총욕진동몽일장 
 진도오능궁차리 봉사순경각전망)

 

베갯머리 꿈속 邯鄲의 일 황당하니

총욕은 진실로 둘이 아닌 한바탕 꿈일러라 
모두들 이 이치 안다고 말하지만
조그만 순경이라도 만나면 곧 허둥대네

 

☞ 원감국사 충지(圓鑑國師 沖止)

 

※ 근현대 중국화가 서조(徐操/徐燕蓀)의 <노생고사(盧生故事)>
 

※邯鄲枕上事는 '한단지몽'(邯鄲之夢)이라는 고사(故事)를 말하는 것이다. 

 

당나라 현종 때 노생(盧生)이라는 사람이 한단에 있는 도사 여동빈(呂洞賓)의 집에서 여옹(呂翁)이라는 노인을 만났다. 청년 노생이 자신의 곤궁함을 한탄하니, 여옹이 베개를 하나 내어주며 "이 베개를 베면, 자네로 하여금 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할 것일세" 했다.

 

노생이 베개를 베고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청하(淸河) 최씨(崔氏)의 딸에게 장가들고 진사에 뽑혔으며, 갑과(甲科)로 대과(大科)에 급제했다. 벼슬은 하서농우절도사가 되었다가 곧 중서시랑 동중서문하평장사로 승진하였다.

 

나라의 큰 정사를 맡음이 10년, 조국공(趙國公)에 봉작되었다. 30여 년 동안을 중외(中外)로 드나들면서 높은 덕망이 비길 데 없었다. 늙어서 벼슬에서 물러나기를 빌었으나 허락되지 않아 관직을 지닌 채 죽었다.

 

노생이 기지개를 펴며 잠을 깨니 처음 베개를 베고 누울 때 주인이 황량(黃粱), 즉 기장으로 밥을 짓고 있었는데 아직 그 밥이 다 익지 않았다. 여옹이 웃으며 말하기를 "사람의 세상일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했다. 당나라의 심기제(沈旣濟)가 지은 전기소설 ≪침중기(枕中記)≫에 나오는 이야기다.

 

기장밥이 미쳐 익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황량일취몽(黃粱一炊夢) 또는 황량몽(黃粱夢)이라 한다. 또 밥 짓는 일과 결부된 얘기라 하여 일취지몽(一炊之夢)이라고도 한다. 비슷한 말로 남가일몽(南柯一夢)이 있고, 사람들의 입에 흔히 오르내리는 일장춘몽(一場春夢)도 같은 말이다.


※ 총욕(寵辱)은 총애(寵愛)와 오욕(汚辱), 또는 총애와 능욕(凌辱). 달리 영욕(榮辱)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노자(老子)는 '총욕불경'(寵辱不驚)이라 했다. 총애와 오욕(汚辱/凌辱)에도 놀라지 않는다는 뜻이다. 세속의 영고성쇠를 초월했다는 의미이다. 총욕약경(寵辱若驚)이라는 표현도 썼다. 정반대의 의미처럼 들리지만 실상은 같은 맥락이다.

출처 : 청경우독(晴耕雨讀)
글쓴이 : 소요유逍遼遊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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