絶壁開嵌竇 長川掛半天
跳珠噴玉幾千年
爽氣白如煙
豈學燃犀容 惟期駐鶴仙
淋衣暑汗似流泉 到此欲裝綿
(절벽개감두 장천괘반천
도주분옥기천년 상기백여연
기학연서용 유기주학선
임의서한사류천 도차욕장면)
절벽에는 굴이 뚫렸고
긴 내가 하늘에 걸렸네
구슬같이 뿜고 튀는 물방울 몇 천 년인가
상쾌한 기운
연기처럼 하얀데
어찌 물 속을 들여다보려고 애쓰리요
오직 학의 신선이 머물기를 기약하리
젖은 옷 더운 땀 흐르는 샘
같더니
여기 오니 무명옷을 껴입고 싶어지네
☞ 익재(益齋) 이제현(李齊賢), <박연폭포(朴淵瀑布)>
※ 감두(嵌竇): 속이 텅 빈 굴./연서(燃犀): 사무에 명찰하고 깊은 징조에 밝음을 이름.
※ ≪진서(晉書)≫ <온교(溫嶠)>전에 실려 있는 다음과 같은 얘기를 들어보면 이 시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무창을 돌아 우저의 낚시터에 이르자 물이 깊어 헤아릴 수 없었고, 세상에서 이르기를 "그 밑에 괴물이 많다"하여 온교(溫嶠)가 드디어 물소의 뿔을 태워서 비추니, 삽시간에 물에 사는 생물이 불에 엎치고, 기이하고 이상한 모습이 혹은 붉은 옷을 입고 수레나 말을 탄 것처럼 보였다.
그 날 밤 꿈에 한 사람이 나타나 말하기를 "그대와 더불어 유명(幽明)의 도가 다른데 무슨 뜻으로 비쳤는가?" 마음에 대단히 미웁더니 진(鎭)에 이르러 십 일이 안 되어 죽었다.
※ 그림은 겸재 정선이 그린 <박연폭포도(朴淵瀑布圖)>
출처 : 청경우독(晴耕雨讀)
글쓴이 : 소요유逍遼遊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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