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사/고서화(古書畵)

[스크랩] 일자불구기(一字不救飢)

감효전(甘曉典) 2012. 1. 12. 20:42

※ 근현대 중국화가 황유기(況維琦)의 <소동파상(蘇東坡像)> 성선(成扇) 

秋禾不滿眼  宿麥種亦稀
永愧此邦人  芒刺在膚肌
平生五千卷  一字不救飢 
(추화불만안 숙맥종역희
 영괴차방인 망자재부기
 평생오천권 일자불구기)


거둔 벼는 눈에 차지도 않고
가을 보리는 종자조차 부족하니
두고두고 이 고을 사람들에게 부끄럽구나
그들의 살가죽에는 까끄라기가 박혔는데
내 평생 오천 권의 책을 읽었지만
한 글자도 굶주림을 구제하지 못하니


☞ 소식(蘇軾), <화공랑중형림마상견기(和孔郞中荊林馬上見寄)>


※ 망자(芒刺): 까끄라기와 가시, 혓바늘 따위/부기(膚肌): 살가죽, 피부.

※ 동파는 유가의 경전을 오천 권이나 읽었으면서도 끝내 흉년을 구제할 수 없는 처지를 자탄하고 부끄러워했다. 실사구시(實事求是)할 수 없는 학문이란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를 되새기게 해주는 시다.

 

※ 근현대 중국화가 장대천(張大千)의 <동파행음도(東坡行吟圖)>

 

출처 : 청경우독(晴耕雨讀)
글쓴이 : 경화수월鏡花水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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