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대(明代) 문인화가 서위(徐渭)의 <묵포도도(墨葡萄圖)>
半生落魄已成翁 獨立書齋嘯晩風
筆底明珠無處賣 閒抛閒擲野藤中
(반생낙탁이성옹 독립서재소만풍
필저명주무처매 한포한척야등중)
이런 와중에 정신이상이 악화되면서 의처증이 발동해 아내를 살해함으로써 7년 동안 감옥에 갇히기도 했다. 만년에는 10여 년간 곡기(穀氣)를 끊고 개하고만 살았다고 하니 참으로 비참한 인생역정이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훗날 정섭(鄭燮)과 제백석(齊白石)이 그를 흠모하여 인장에 '청등 문하의 주구'(靑藤門下走狗)라고 새긴 일은 유명한 얘기로 전해온다.
불우한 반생 끝에 이미 늙은이 되어
서재에 홀로 서서 저녁 풍경 읊조리네
그려 놓은 밝은 구슬 팔 곳이 없어
심심하여 덤불 속에 던져버렸다네
☞ 서위(徐渭), <묵포도도(墨葡萄圖)> 제시(題詩)
- 서위(徐渭, 1521∼1593)는 절강(浙江) 산양(山陽, 지금의 紹興) 출신. 자는 문청(文淸, 나중에 文長으로 개칭). 호(號)는 청등도사(靑藤道士)·청등노인(靑藤老人)·천지산인(天池山人)·전단수(田丹水)·천지생(天池生)·천지어은(天池漁隱)·금회산인(金回山人)·산양포(山陽布衣)·전수월(田水月) 등 여러 가지를 사용했다.
그의 반평생은 시에도 나오는 것처럼 낙탁(落魄)한 삶의 연속이었다. 절민총독부(浙閩總督府) 호종헌(胡宗憲)의 막료가 되어 왜구(倭寇)를 토벌하는데 공을 세웠다. 그러나 호종헌(胡宗憲)의 다른 사건에 연루돼 투옥되었고, 정신이상 상태에서 아홉 번 자살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과 관련하여 "서(書)가 첫째요, 시(詩)가 그 다음이며, 문(文)이 셋째, 그림이 넷째"(吾書第一, 詩二, 文三, 畵四)라 하였다 한다. 그는 독특한 화법으로 일가를 이뤄 '청등화파(靑藤畵派)'라는 일파를 형성했다.
※ 서위(徐渭)의 <송서포도(松鼠葡萄)>
※ 서위(徐渭)의 <포도(葡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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