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현대 중국화가 주매촌(朱梅邨)의 <낙화인독립(落花人獨立)> 선면(扇面)
夢後樓臺高鎖 酒醒簾幕低垂
去年春恨卻來時
落花人獨立 微雨燕雙飛
記得小蘋初見 兩重心字羅衣
琵琶絃上說相思
當時明月在 曾照彩雲歸
(몽후누대고쇄 주성염막저수
거년춘한각래시
낙화인독립 미우연쌍비
기득소빈초견 양중심자라의
비파현상설상사
당시명월재 증조채운귀)
꿈결 뒤에 누대는 높이 닫혀버렸고
취한 술 깨고 창문에 휘장도 내려버렸네
한 서린 지난해 봄꿈이 다시 돌아왔는가
꽃 떨어질 때 사람 홀로 서 있고
보슬비 내릴 제 제비 짝지어 날아가네
그랬지 빈(蘋) 너를 처음 만났을 때
호장이 길게 늘어진 얇은 비단옷 입고
비파줄에 실은 소리 그립고 사랑한다 했었지
그때 밝은 달이 비취어
채색 구름 속으로 날아간 듯 했으니
☞ 안기도(晏幾道), <임강선(臨江仙)>
※ 근현대(近現代) 중국화가 반천수(潘天壽)의 <미풍연자사(微風燕子斜)>
※ 안기도(晏幾道), 북송(北宋)의 사인(詞人). 유명한 사인(詞人) 안수(晏殊)의 일곱 번째 아들이다. 당대 사람들은 안수를 대안(大晏), 안기도(晏幾道)를 소안(小晏)이라 불렀다.
※ 북송(北宋)의 사인(詞人) 안기도(晏幾道)에게 일찍이 심염숙(沈廉叔)과 진군룡(陳君龍)이라는 동무가 있었다. 이들 동무의 집에 연(蓮), 홍(鴻), 빈(蘋), 운(雲)이라는 이름을 가진 네 명의 가기(歌妓)가 있었다.
안기도는 새로운 사(詞)를 완성하면 이들 기녀와 함께 작품을 감상하고 연창(演唱)하며 자주 어울리곤 했다. 이들 가기(歌妓)는 그의 사(詞) 작품을 가장 잘 이해하는 지인(知人)이기도 했다.
안기도는 이들 가운데 각별히 빈(蘋)을 아끼고 어여삐여겼다. 나중에 군룡이 병을 앓아 눕고, 염숙이 세상을 떠나자 기녀들은 뿔뿔이 흩어져 버렸다. 이 사(詞)는 헤어져 다시 만날 기약 없는 빈(蘋)을 그리워하는 애틋한 심사를 노래한 것이라 한다.
이 사(詞) 가운데 "落花人獨立 微雨燕雙飛"는 훗날 천고에 다시없을 명구[千古不能有二; ☞ ≪담평사변(譚評詞辨)≫(권1)]로 칭송 받으며 인구(人口)에 널리 회자(膾炙)되었다. 안기도 자신도 이 구절을 두고 "호색(好色)하나 음란하지 않다(好色而不淫矣)고 자평했다.
근세 중국의 정치지도자이자 변법자강(變法自疆) 운동의 중심인물인 강유위(康有爲)는 "화엄경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純是華嚴境界)고 극찬했다[≪예형관사선(藝蘅館詞選)≫(乙卷)].
※ 청대(淸代) 화가 여집(余集)의 <낙화독립도(落花獨立圖)>
그러나 사실 落花人獨立 微雨燕雙飛"는 안기도의 창작품이 아니다. 일찍이 당(唐)나라 시인 옹굉(翁宏)이 그의 시 <춘잔(春殘)>에서 음송한 바 있다.
물론 이 구절이 유명해진 것은 안기도(晏幾道)가 <임강선(臨江仙)>에 가져다 쓰면서이다. 다음은 <춘잔>.
又是春殘也 如何出翠幃
落花人獨立 微雨燕雙飛
寓目魂將斷 經年夢亦非
那堪向愁夕 蕭颯暮蟬輝
(우시춘잔야 여하출취위
낙화인독립 미우연쌍비
우목혼장단 경년몽역비
나감향수석 소삽모선휘)
봄은 또 스러져 가는가
어느 새 녹음이 우거졌구나
꽃은 지고 홀로 살자하니
빗속에 쌍쌍이 나는 제비
바라보자니 넋이 빠지려 하네
지난해 있었던 일 꿈이 정녕 아닐진대
오는 밤은 시름을 어이 감당할거나
소슬한 찬바람에 가을매미 신세로다
☞ 옹굉(翁宏), <춘잔(春殘)>
※ 寓目: 물끄러미 바라보다/那堪: 감당하기 어렵다/蕭颯: 소슬한 가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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