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두日記

2018.6.14 목, 봉두가 보고싶다.ㅠㅠ

감효전(甘曉典) 2018. 6. 14. 11:52

 

 

 

 

 

 

 

 

 

 

 

 

 

 

 

 

 

 

 

 

우체부 아저씨가 왔는데 봉두가 어디 갔냐고 ㅠㅠㅠㅠ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져 아이처럼 펑펑 울었다. 봉두가 행복했었고 좋은데 갔을거라며 위로해줬다. 봉두가 9년간 바깥에 묶여 있었고 지난 4년간은 아파서 마루에서 지내서 그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아저씨다. 매일 우편물때문에 다녀가도 우편함이 밖에 있어 몰랐던 것, 우리 봉두때문에 매일 운다.ㅠㅠㅠㅠㅠ

 

근간 새삼 다시 한번 깨달은 것은 인간은 절대 다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전에도 그렇고 지난 13년간 무수한 인간들을 보았으나 변치않고 한결같은 것은 삽살이 우리 봉두밖에 없었다.

 

특이한 것은 우리 국이가 봉두가 가고나서 수시로 내게 다가와 배를 꾹꾹 조물조물 한참씩 주물러 준다는거다. 국이(5월17일생)는 한 살된 검은고양이로 생후37일짼가 6월25일 데려왔는데 봉두는 국이를 자식처럼 빨고 머리 맞대고 사이좋게 같이 밥을 먹었었다. 봉두가 그리 된 날부터 5일 국이가 밥을 안먹고 수시로 안마를 해준다.

 

내가 자식복이 있는게 분명하다.우리 국이도 봉두처럼 꼭 사람같다.착하고 성격 좋고 영민하고 멋지다.상심해 있는 내게 마치 "저도 있잖아요."

이러는 것 같다. 봉두와 함께 마루 방에서 같이 1년간 살다가 봉두가 없으니 지도 이상할거다. 내가 봉두를 부르면 국이가 두리번거리며 반응한다ㅠㅠ

 

참 신기한 것은 우리 국이도 봉두처럼 나와 교감이 아주 잘 된다는 것을 느낀다. 가만히 있다가 이 놈을 생각하면 순간 내게로 바로 걸어온다는거다.우연인 줄 알았는데 희안하게 이 놈을 생각하면 바로 내게 다가와 안긴다.다행이다. 시간이 좀 지나면 나아지기도 하겠지만 순간순간 너무 우울해서 힘들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어떻게 살겠다는 속이야기는 우리 봉두에게 수시로 이야기를 하였다. 봉두와 마지막밤을 뜬 눈으로 보내면서 내 속마음을 이야기했다. 나는 그렇게 살거야. 봉두야, 난 너와 꽃심고 머리가 뽀얄 때까지 같이 행복하게 살고 싶었어. 이 세상 끝나는 날 한 날 한 시에 같이 죽고 싶었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