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간 몸이 많이 아파 매일 한시간씩 같이 걷는 것을 못해선지 봉두가 뒷산에 가서 풀씨를 잔뜩 붙여오고 절근처 마을에 내려가 자꾸 싸돌아다닐려고해 줄에 묶었더니 싫타고해서 할 수 없이 도로 실내로 데려왔다.
며칠간 그러더니 밖에만 나갔다오면 설사를 하고 살도 좀 빠져서 오줌을 눌때 줄에 묶어 오줌을 뉘고 들어오는데 이건 보통 시집이 아니다. 몸이 아파 끙끙대는데 여러번 데리고 나갔다가 들어오는데 너무 힘들다.
약을 먹고 아픈걸 참고 끙끙대고 누워있는데 녀석이 자꾸 자기하고 밖에 나가자고 한다. 할 수 없이 아픈 몸을 억지로 끌고 휘청거리며 나갔다가 100보쯤 걷다가 자신없어 도로 바로 들어오기를 두번.
신경을 조금만 써도 이마에서 양미간을 거쳐 코끝까지 삼차신경통이 있는데 정말 들고 빠질듯이 아프고 힘들다. 집도의는 그럴 때 진하게 커피를 마셔보라고 권했으나 별로이고 아픈 걸 잊어보려고 누워서 글을 쓴다.
아프면 자꾸 죄없는 봉두에게 짜증을 내게 되는데 녀석은 자꾸 자기하고 놀러가자고 한다. 지도 갑갑하겠지, 고함을 꽥 지르면 내 눈치를 보며 주눅들어 가만히 내 옆에서 잔다. 가여운 녀석,
봉두는 천식 비스무리한 기침을 올 때부터 그랬고 골막연하증으로 뼈가 약해 뛸 때는 안그런데 천천히 걸으면 살짝 다리를 저는데 그 때문에 방과 마루 실내에서 같이 살게 되었으며 2년 다 되어간다. 녀석이 내게 온지가 11년이고 만11살,기관지가 약해 기침을 쿵쿵 늘 한다. 주사를 놔주고 수시로 아픈 다리를 주물러준다.
오랫동안 내가 이리 많이 아픈데도 아무리 힘들어도 어떤거든 걱정하실까봐 늘 십분지 일로 줄여말하거나 괜찮타고 했는데 우리 은사스님은 내가 참을만큼 아프다고 생각하시는 듯, 상당히 서운한 마음이 든다. 맞다, 다 남이다. 친부모같으면 그러겠는가. 그러니까 누가 이리 많이 아프래.
내가 중병이 있으니까 일찍 죽을 수도 있다 생각하시는 거 같다. 내게 절대 하면 안되는 서운한 말씀을 하셨는데 뼈에 이미 깊게 새겨져 버렸고 34년간의 정이 한 순간에 다 떨어져버렸다. 인연은 그렇게 끝나는가보다. 정말 상상할 수 없는 거였고 다시 전처럼 돌아가기는 힘들 듯하다. 스님께 우리 인연 끊자고 해버렸다. 어쩌면 스님도 좋으실지 모른다. 상좌 초상 안쳐도 될테니까.그런 면에서 나는 배려심이 아주 있는 사람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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