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가(離別歌)/ 박목월
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니 뭐락카노, 바람에 불려서
이승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는 뱃머리에서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뭐락카노 뭐락카노
썩어서 동아 밧줄은 삭아 내리는데
하직을 말자, 하직을 말자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뭐락카노 뭐락카노
니 흰 옷자라기만 펄럭거리고.
오냐, 오냐, 오냐.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이승 이니믄 저승에서라도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니 음성은 바람에 불려서
오냐, 오냐, 오냐.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자신의 동생이 죽었을때 그 안타까운 마음을 경상도 탯말로 표현한 박목월의 詩 전문이다.
'뭐라카노'란 탯말은 알면서도 되물어 보거나,
또는 인정해야 하면서도 인정할 수 없는 그 미묘한 심정을 애잔하게 표현한 것이다.
경상도 탯말이 아니면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그 아련하고 슬픈 이별의 여운이
이 한마디 말속에 나타나 있다.
성격이 급한 탓에 쉽게 화를 내기도 하지만 또한 쉽게 풀어지는 것이 경상도 사람들의 특징이다.
연인끼리 사랑고백을 할 때 남자가 ' 니가 좋다. 니 내캉 살자' 하면
여자의 입에서 '뭐라카노? 이 문디가 미칫나?' 라는 말이
거침없이 튀어나오는것이 경상도 사람들이다.
싫어서 거절한다는 뜻이 아니라 좋으면서 마음이 드러나는 것이 부끄럽고,
선뜻 마음 주는것이 헤픈 여자로 보일까 봐 부정부터 하고 보는
여자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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