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을 들여다보면 거기에 역이 있다. 이제부터 하나하나 짚어 가면서 그 비밀을 캐 나가 보기로 한다.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마음과 생각, 이것은 어디에 있는 것이고 어떻게 발현되는 것일까? 역학적으로 말한다면 그것은 오장(五臟)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사람들의 성격이 서로서로 다른 것은 그 속에 내재돼 있는 오장이 다른 탓이다. 이러한 난데없는 이야기를 읽고 놀라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마음이 두뇌에서 나오지 어째서 심장에서 나오느냐고.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나라마다 다르다. 머리에서 생각을 한다는 민족도 있지만 중국처럼 배로 생각한다는 나라도 있다. 그렇다면 역학에서는 무슨 근거로 심장 속에서 마음이 나온다고 했을까? 인간의 오장은 짐승의 오장과 다르다. 사람에게는 심장이라고 하는 기능이 여느 짐승보다 훨씬 더 발달되어 있다. 동물 가운데서 가장 발달되고 진화된 인간의 심장, 이 심장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두뇌 지수를 나타내는 것이다. 곧 두뇌 지수는 심장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마음 '심(心)'자 심장(心臟)에서 나오는 것이다.(불교를 마음의 세계라고 표현하는 것은 상당히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다. 이는 사람의 마음을 나타내는 장기를 심장이라고 붙여 놓은 유래를 보아도 금세 알 수 있다.) 역학은 비단 심장에만 국한되어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다른 내장 속에도 얼마든지 비밀이 들어 있다. 사람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다고 한다. 천석꾼이 가난한 집 벼 한 섬을 넘본다는 말이 있듯이 가진 것이 많을수록 더 가지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심이다. 이런 욕심은 간장(肝臟)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여자보다 남자가 간장이 더 발달되어 있다. 그래서 남자가 욕심이 더 많다고 하는 것이다. 욕심이 많다는 것은 의욕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욕심이 없으면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욕심이 나는 대로 다 부려서는 안 된다. 나를 망치고 남을 해하기 때문이다. 이 많은 욕심을 어떻게 조절하고 자제하고 억제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격과 인생이 달라진다. 적당한 선에서 멈출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을 느끼는 게 바로 철학이다. 철학이란 곧 인간의 본능에서 나오는 육체적인 욕망, 본능적인 욕심을 어떻게 조절하느냐 하는 것을 지칭하는 말인 것이다. 여자는 남자에 비해 폐가 더 발달되어 있다. 폐장(肺臟)은 환상적인 것을 의미한다. 여자는 폐가 발달되었기 때문에 분위기에 약한 것이다. 여자는
환상적이고 공상적인 면이 많다. 그래서 때때로 어느 한 가지에 심취하거나 빠져들면 자기 정신이 아닌 상태로 살아갈 때도 있는 것이다. 광신자가 나오기도 잘 하는 나쁜 점도 있지만 모성애 같은 극진한 마음도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여자에게 있어서 신장(腎臟)은 육체적인 기능을 의미한다. 여자는 육체적인 신장 기능 때문에 좋은 씨앗을 선별해서 받아들이려는 본능이 신체를 지배한다. 나쁘고 좋은 것, 옥석을 가려서 선택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가 유혹을 하더라도 이에 금방 응하지 않고, 꺼리고 망설이고 저항적인 반응을 나타낸다. 이 선택의 본능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될 수 있는 대로 좋은 씨앗을 잉태해서 좋은 아기를 낳고자 하는 본능이 여자의 육체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신장이 냉한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에게 있어서 또 중요한 것은 위장(胃腸)이다. 오장은 위장을 중심으로 해서 자리잡고 있다. 위장은 오장의 중심부에서 균형을 유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누구나 안정과 평화를 원하게 되어 있다. 인간 사회에서 위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 가정이다. 가정은 위장이 신체 내에서 하는 것과 같이 사회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시켜 주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가정이 없는 사람은 고독하고 불안정하다. 가정의 소중함은 인간의 몸에서 위장이 소중한 것과 똑같다. 이렇게 인간의 모든 것은 오장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오장을 명리학에서는 목 화 토 금 수(木火土金水)라고 나누어 부르기도 한다. 오장과 오행의 관계는 오행을 설명하면서 쉽게 풀이하도록 하겠다.
그러면 우리와 가장 가까운 신체를 더 연구해 보자.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선천적으로 남한테 지지 않으려 하는 사람을 가끔 만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자존심이 무척 강해서 항상 자신을 최고의 자리에 두고 싶어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무시해 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주변에 친구가 없어지게 된다. 그뿐 아니라 이런 가장한테서는 부인까지 떠나버리고 만다. 왜냐면 성질이 불같기 때문에 평생 부인을 학대하는 것이다. 평생을 말대꾸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산 부인은 나이가 들면 남편을 제대로 알아주질 않는다. 그러다 보니 나이가 들면 아내한테 잡혀 살게 된다. 사람의 신체를 3등분해서 보면 목까지가 초년(初年)에 해당하고 배꼽까지가 중년(中年), 그 밑으로는 말년(末年)에 해당한다. 그래서 남자는 청장년 시절이 발달되어 있어서 큰 소리 치고 살다가도 중년이 지나면서부터는 입장이 뒤바뀐다는 것이다. 사람의 신체 구조상 중년이 넘어가면서부터 대개의 경우 여자의 심장이 커지면서 어깨가 커진다. 그러니 이때가 되면서부터 남자는 여자한테 잡혀 버려서 큰 일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중년 이후는 여자의 입김이 세진다. 부동산 계나 증권계의 큰손은 사-오십대 된 여자들이 많은 것만 봐도 그렇다. 그게 바로 세상 이치인 것이다. 박력을 너무 좋아하다가 결혼에 두 번이나 실패한 여자가 진작 마음을 고쳐먹었더라면 행복한 가정의 삶을 살았을는지도 모른다.
자기 고집, 자기 주장만 너무 내세우고 성격이 불같으면 결과적으로 고독한 팔자가 되고 만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남에게 양보하고 조금씩 손해도 보면서 살아가야 한다. 이 세상에서 절대로 손해 안 보려고 하는 사람은 결국 손해를 보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이자 많이 주는 곳이라고 해서 욕심을 내서 돈을 빌려 줬다가 원금까지도 잃게 되는 사람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또 자신의 기운만 너무 믿고 힘자랑을 하며 함부로 사는 사람은 결국 다른 사람한테 해를 당하게 된다. 악은 악으로 가게 되어 있는 게 세상의 이치다. 반대로 베풀고 사는 사람은 분명히 그 베푸는 것에 대한 보상을 받게 된다. 만약 자기 대에 못 받게 되면 자식 대에 가서라도 복을 받는다. 사람이 죽게 되면 육체는 썩어 버리지만 영혼이 가는 길은 따로 있다. 그러니까 종교를 가진 사람이나 가지지 않은 사람이나 남을 해롭게 해서는 좋지 않다. 결국에는 자기가 피해를 받게 되기 때문인데 남한테 베푼 만큼 자신에게 돌아온다고 하는 것은 세상 이치이다. 사람이 건강하고 오래 살고 병을 치료하는 것도 역학으로 풀이할 수 있다. 요즈음 걸핏하면 양방에 의존하여 칼로 찢고 주사를 맞아 대지만 인체는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다. 건강과 장수는 첫째로 부모의 체질이 중요하다. 자기의 수명을 알려면 아버지와 조상의 내력을 알면 된다. 강아지나 망아지도 혈통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데 사람이야 오죽하겠는가. 혈통을 무시한 채 스스로 건강하다거나 장수한다고 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요즈음 암 때문에 너도나도 겁을 집어먹고 사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 암은 아무나 걸리는 게 아니다. 담배를 많이 피운다고 폐암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기질 자체가 유전적으로 튼튼한 사람이 있고, 면역성이 약한 사람이 있다. 그래서 사주팔자를 보면 신경통, 관절염, 정력이 약한 사람이 있다. 예를 들어 무오(戊午) 일주에 태어난 남자와 사는 여자는 남자가 바람 피우기를 원한다. 얼마나 정력이 좋은지 그것을 아내가 다 들어주면 병신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태어난 날짜에 따라서 체질이 나온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후천적인 영양 관리, 운동, 마음이다. 여자가 애인이 생기면 예뻐지듯이 바로 그렇다. 인애로운 마음, 낙천적인 생각, 열린 눈을 가지고 살면 건강하고 장수하게 된다. 이렇게 역학도 생활에서 그 의미를 찾아가다 보면 한자 투성이의 옛날 책 속에만 갇혀 있는 고루한 학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열두 가지 띠 중에서 내가 무슨 띠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 조상만 보더라도 역학을 떠나서 산 일이 없다. 일제 36년 동안 우리 나라가 일본에 역학을 가르쳐 줬는데 일본인들이 우리 민족의 기(氣)를 말살시키려는 의도로 국어 말살 정책과 더불어 역학 말살 정책을 폈다. 그래서 역학을 미신이라고 말은 하면서 그들은 많은 연구를 했다. 지금 일본에서는 몇십 년 역학을 공부하는 학교가 여섯 군데나 있다. 중국과 더불어 한국과 일본이 동양삼국(東洋三國)인데, 이중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 그리고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도 주역을 아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노벨 물리학상 받은 사람 치고 주역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따라서 우리 나라도 지금부터라도 역학을 열심히 연구해야 한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역학을 너무 어렵게 만들어서 양반들만의 전유물로 해 버렸다. 역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어렵게 보려는 사람에게야 한없이 어렵겠지만 쉽게 보려면 얼마든지 쉬운 게 또한 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