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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남 편 / 문정희

감효전(甘曉典) 2011. 12. 24. 21:25

 

 


 

 

   남 편 / 문정희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이 남자일 것 같아
    다시금 오늘도 저녁을 짓는다

    그러고 보니 밥을 나와 함께
    가장 많이 먹은 남자
    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준 남자.

출처 : 내 고향 밀양
글쓴이 : 龍雲(칠득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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