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서거 4개월전 휘호 발견
생애 마지막 쓴 것인 듯…
독립운동가 딸에게 선물
月到千虧餘本質 柳經百別又新枝
(월도천휴여본질 유경백별우신지)
달이 천 번 이지러졌다 돌아온다 해도 그 근본은 남아 있고
버들이 100번 이별을 겪는다 해도 그 가지는 또한 새 가지이다
백범 김구(1876∼1949) 선생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쓴 것으로 보이는 휘호(사진)가 발견됐다.
백범이 암살당하기 4개월 전인 1949년 2월 독립운동가 손정채(1947년 타계)의 딸 손승월 씨에게 써 준 글씨로, 지금까지 알려진 백범의 글씨 중 최후의 것이다.
이 작품을 소장해온 손 씨는 독립운동사 연구자인 이현희 성신여대 명예교수를 통해 21일 공개했다. 한지에 쓰인 휘호는 ‘月到千虧餘本質 柳經百別又新枝(월도천휴여본질 유경백별우신지) 대한민국 31년 2월 74세 백범 김구’로 크기는 세로 83cm, 가로 33cm. 휘호 내용은 ‘달이 천 번 이지러졌다 돌아온다 해도 그 근본은 남아 있고 버들이 100번 이별을 겪는다 해도 그 가지는 또한 새 가지이다’라는 뜻이다.
이 명예교수는 “당시 백범이 단독 정부 수립에 불참한 것을 놓고 일부에서 오해가 생기자 ‘단정 불참’이 김일성에 대한 동조가 아니며 조국에 대한 충정 즉 근본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강조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글씨는 떨리는 듯하면서 힘이 넘치는 백범의 말년 특유의 필체를 담고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을 대한민국 건국 원년으로 보고 1949년을 대한민국 31년이라고 표기한 점도 이채롭다.
이 교수는 “글씨체나 도장으로 보아 백범 선생의 친필이 틀림없다”며 “백범 말년의 내면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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