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은 조정래작가 홈페이지에서 퍼온 글로, 남헌 오홍탁선생의 삶과 당시 시대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을 소개하며, 일독(一讀)을 권합니다.
- 제 목 : 아리랑(全12권)
- 저 자 : 조정래
- 출판사 : 해냄
- 줄거리 :
한일합방을 앞두고 김제군 죽산면에 사는 감골댁의 아들 방영근은 빚 20원에 하와이에 역부로 팔려간다.
그 무렵 일본인들의 조선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하시모토와 쓰지무라는 죽산면 일대의 땅을 모조리 차지하려는 야심을 품는다. 백종두, 장덕풍 등은 이러한 시류에 편승해 친일과 돈벌기에 혈안이 된 자들이다.
한편 개화사상을 지닌 양반 출신 송수익, 신세호 등은 외세에 대항해 의병활동을 전개하고 승려인 공허도 의병항쟁에 뛰어든다. 송수익은 항쟁 중 부상을 당해 공허의 안내로 암자에서 치료를 받게 되고, 이때 송수익이 죽었다는 소문을 퍼뜨리는데…….
그 무렵 의병활동에 참여했던 지삼출과 손판석은 의병활동이 해산되자, 일본군에게 잡힐 뻔한 위기를 간신히 모면하고 가족들을 데리고 만주로 떠난다. 감골댁의 가족들도 여기에 합류한다.
감골댁의 딸 보름이와 수국이는 지주의 아들과 일본 앞잡이들의 괴롭힘을 당하며 몸을 버린 뒤, 험난한 인생을 살아간다. 그 당시 방영근을 비롯 하와이에서 노예 같은 삶을 살아가던 한인들은 악독 농장주에 대항해 쟁의를 일으키고 한인회를 결성해 힘을 도모한다.
송수익은 만주로 가서 독립군을 이끌며 대종교로 입교한다. 신세호는 송수익과 사돈을 맺어 그의 가족들을 돌보며 그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보탠다. 그 무렵 알제에 의해 토지조사가 실시된다. 만주와 조선을 오가며 독립자금을 모으던 공허는 송수익을 마음에 두고 있던 청상과부 홍씨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결국 아들을 두기까지 한다.
일본의 앞잡이가 된 양치성은 신분을 숨기고 송수익의 행방을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수국이를 협박해 강제로 동거를 한다. 그러던 중 만주에서 일본토벌대의 조선인 살육이 자행되면서 양치성의 농간으로 감골댁도 비참하게 죽고 만다. 시대의 암울함 속에 3·1운동의 소식이 들려오고…….
그 즈음 사회주의 운동이 거세지면서 정 부자집 셋째 정도규는 사회주의자가 되어 소작투쟁을 선동한다. 연해주 빨치산 이광민, 윤철훈, 윤선숙 등이 합류한다. 그러자 이미 죽산면의 땅을 반 이상 차지한 거대 지주 하시모토는 공산주의자 색출에 열을 올린다.
무정부투쟁을 계획하던 송수익은 주장록의 배신으로 관동군에게 잡히고 만다. 송수익은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결국 모진 고문 끝에 옥사한다. 송수익의 아들 송가원과 중원은 각각 아버지의 뜻을 이어 독립운동에 헌신한다. 공허는 보름이의 아들이자 혈청단원인 오삼봉을 데리고 압록강을 건너다 총에 맞아 한 많은 생을 마감한다.
그 무렵 한인 20만 명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당하고 동북 항일연군 소탕령이 발동되어 많은 조선독립군이 전사한다. 조국을 위해 싸우던 많은 이들이 생체실험과 강제징용의 희생자가 되어 목숨을 잃는다.
마침내 일본의 패전 소식이 들려온다. 그러나 중국인들이 만주에 있는 조선사람들을 죽이겠다고 몰려오면서, 이들은 고향땅을 밟지 못한 채 광막한 만주로 다시 유랑하게 되는데…….
- 출간의의 :
『아리랑』은 일제 침략기부터 해방기까지 한민족의 끈질긴 생존과 투쟁, 이민사를 다룬 민족의 대서사시다. 《한국일보》에 원고지 2만 매의 분량으로 연재된 원고는 제1부 〈아, 한반도〉, 제2부 〈민족혼〉, 제3부 〈어둠의 산하〉, 제4부 〈동트는 광야〉의 전체 4부로 구성되었다. 1995년 완간되어, 해방 50주년의 의의를 더했으며 현재까지 360만 독자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다. 『아리랑』은 군산과 김제를 비롯 지구를 세 바퀴 반이나 도는 수많은 취재여행과 자료조사를 거치며 '발로 씌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렇망囹중앙아시아렷臼痼結?이르는 민족이동의 길고긴 발자취를 따라가며, 일제 수탈기 소작농과 머슴, 아나키스트 지식인의 처절한 삶과 투쟁을 위대한 문학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아리랑』은 하나의 역사적 연대기이면서도 각 등장인물들의 행동이나 심리, 일상들을 세밀하게 엮어 낸다. 그리하여 이름 없는 민중들의 행위 하나하나가 역사의 진행 방향에 어떻게 작용하고, 역사적 진실을 일궈내는가를 자세히 보여준다. 특히 지난 1996년 프랑스 아르마땅 출판사와 전12권 출판계약을 맺고 1998년 1부 3권이 나온 데 이어, 2003년 5월 전권이 완간되었다. 이는 유럽에서 한국의 대하소설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또한 작품의 무대인 전북 김제에 아리랑문학관이 건립되어 뜨거운 작가정신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살아 있는 문화체험과 역사교육의 장으로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아리랑』은 일제의 폭압에 맞서는 우리 민족의 저항과 투쟁, 그리고 승리의 역사를 부각시켜 민족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회복시켜 주는 민족문학의 기념비라 할 수 있다.
- 저자의 말 :
조국은 영원히 민족의 것이지 무슨무슨 주의자들의 소유가 아니다. 그러므로 지난날 식민지 역사 속에서 민족의 독립을 위해 피흘린 모든 사람들의 공은 공정하게 평가되고 공평하게 대접되어 민족통일이 성취해 낸 통일조국 앞에 겸손하게 바쳐지는 것으로 족하다. 나는 이런 결론을 앞에 두고 소설 『아리랑』을 쓰기 시작했다. 그건 감히 민족통일의 역사 위에서 식민지시대의 민족수난과 투쟁을 직시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역사는 과거와의 대화만이 아니다. 미래의 설계가 또한 역사다. 우리는 자칫 식민지시대를 전설적으로 멀리 느끼거나 피상적으로 방치하는 잘못을 저지르기 쉽다. 그러나 민족분단의 비극이 바로 식민지시대의 결과라는 사실을 명백히 깨닫는다면 그 시대의 역사를 왜 바르게 알아야 하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