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는 화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화병은 억울, 불만, 불안, 분노, 화, 걱정, 낙심 등 다양한 감정과 신체증상의 복합체로서
이들 감정이 오랫 동안 의식적으로 억제.누적되다가 밖으로 표출된 병이다. 이때 화의 감정은 단순한 일회적인 분노의 감정
과 다르다. 화는 한결 장기적이고 의식적으로 억제되고 누적된 감정으로, 한편으로는 걸러지기도 하나 밑으로 가라앉으며
쌓인 감정을 말한다.
화병은 성장하면서 또는 살아가면서 가족이나 사회 등 여러가지 외적 요인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풀지 못하는 상황을 만
들고, 환자가 스스로 이를 불완전하게 억제하여 생간 일종의 적응장애로서 장기적으로 누적되어 발생한다.
화병환자의 분노는 시기별로 다르고 화병을 앓고 있는 기간을 기준으로 단기환자와 장기환자로 분류할 때 단기환자의 경우
분노를 경험할 때 분노표출 경향이 높은 반면, 장기환자의 경우 분노 억제 경향이 강한 편이다. 이를 종합하여 화병을 분노
장애로 설명하기도 한다. 이미 화병은 분노증후군으로 설명되고 있지만 이를 더욱 명확하게 하여 분노장애의 하나로 정의하
고자 시도하고 있다. 분노장애를 급성과 만성으로 나눈다면 급성형은 분노 발작, 만성형은 화병으로 정의할 수 있다.
그러면 화병과 한은 어떻게 다른가? 한은 오래전의 경험이기 떄문에 어느 정도 극복되거나 체념되어 잊혀졌거나 비교적 '과
거'의 한때 누적되었던 과거완료형으로서 휴화산이나 재로 덮여있는 불씨 같은 감정반응으로 생각된다. 반면 화병은 과거
뿐 아니라 현재에도 계속되는 경험으로 한과 같은 감정반응이 체념되거나 극복되지 못해 잊혀지지 않은 상태, 또는 불안정
하게 억제된 상태에서 나타난다. 그러므로 화병은 한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한층 병리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화가 반드시 화병으로 전이되는 것은 아니지만 화를 적절히 조절하거나
풀지 못하면 화는 어느새 화병이 되기 쉽다. 사람들은 저마다 화를 조절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화가 나면 혼자 있는 것보
단느 친구들을 불러서 수다를 떨어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화가 나면 혼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사람도 있다. 또 스트레
스를 받으면 무기력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싸우는 사람이 있으며,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사람도 있다. 이렇듯 화가 나면 어떤 행동을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화가 풀리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
다. 억울한 일을 당하고 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지속된다. 화가 나면 용기를 가지고 분노를 사용하여 변
화를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
분노가 생길 때 대처하는 방법
1. 사람들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누가 옳고 글러서가 아니라 사고방식이나 행동방식이 다르게 때문에 문
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고방식이나 독특한 행동방식을 이해하도록 한다.
2. 대화를 시도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신의 상황을 확실하게 이해하도록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말고 상대를 비난하거나 비판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 한다.
3. 애매한 요구는 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말하지 않았는데도 상대가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든지,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미리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명히 표현하도록 한다.
4. 억울한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생각하고 자신의 입장을 여유있게 정리해야 한다. 화가 난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앞으로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는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고 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차분리 정리해서 대처해야 하며 울분을 토로해선 안된다.
5. 좋지 않은 방법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진정으로 상황을 바꾸고자 한다면, 상대방의 행동을 비난하거나 나름대로 해석하
고 평가하고 설교하고 훈계하고 지시하고 경고하는 태도는 피해야 한다. 이 방법은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6. 상대가 어떻게 느끼고 생각해야 하는지를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설령 상대방이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해도
상대방에게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따지며 비판하지 않도록 한다. 자칫 그러한 태도 때문에 원래의 문제가 뒷전으로 가기
쉽다.
7. 당장에 변화가 오리라고 기대하지 않아야 한다. 변화라는 것은 아주 작은 데서부터 서서히 시작된다. 이제껏 살아온 방식
을 바꾸는 문제가 빠른 시일 안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참조:김종우 <화병으로부터의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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