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사/시

[스크랩] 옛 스님 한시 모음

감효전(甘曉典) 2012. 3. 16. 01:50

* 한중우서(閑中偶書) - 한가한 중에 우연히 적다 - 沖止스님[고려] 

飢來喫飯飯尤美

睡起啜茶茶更甘

地僻從無人扣戶

庵空喜有佛同龕

배고파 밥 먹으니 밥맛이 더욱 좋고 

잠 깨어 차 마시자 차 맛이 한층 달다. 

이 후져 찾아오는 사람도 하나 없고

텅 빈 암자 부처님과 함께함이 기쁘다. *

* 정민지음[한시 미학 산책]-휴머니스트

 

 * 산거(山居) - 혜근(慧勤) 나옹선사 

白雲堆裡屋三間 - 백운퇴리옥삼간

坐臥經行得自閑 - 좌와경행득자한

澗水冷冷談般若 - 간수령령담반야

淸風和月遍身寒 - 청풍화월편신한  

흰 구름 쌓인 곳에 초가집이 세 칸인데 

앉아 눕고 쏘다녀도 저절로 한가롭네.  

시냇물은 졸졸졸 반야를 속삭이고

맑은 바람 달빛에 온몸이 서늘하다. *

* 정민지음[한시 미학 산책]-휴머니스트

 

* 過李處士家 - 이 처사의 집을 지나며 - 초엄스님 

庭下千竿竹 -- 정하천간죽

架頭百本書 -- 가두백본서

悠悠春夢裏 -- 유유춘몽이 

各爲一生居 -- 각위일생거 

뜰 밑에는 천 그루의 대나무

선반 위에는 백 권의 책

아득한 봄날의 꿈을 꾸며

나름의 인생을 살고 있구나 *

* 김용택의 한시 산책-화니북스

 

* 山中何所有 - 도홍경(陶弘景) 

山中何所有 - 산중하소유 
嶺上多白雲 - 영상다백운 
只可自怡悅 - 지가자이열 
不堪持贈君 - 불감지증군 
산중에 무엇이 있는가
산마루에 떠도는 구름
다만 스스로 즐길 뿐
그대에게 보내줄 수 없네 *

* 법정스님[오두막편지]-이레

 

* 還鄕 - 옛마을에 돌아오니 - 휴정 서산대사 

三十年來返故鄕  人亡宅發又寸荒

靑山不語春天暮  杜字一聲來渺茫 

一行兒女窺窓紙  鶴髮隣翁問姓名

乳號方通相泣下  碧天如海月三更  

서른 해 만에 고향 오니 청산은 말이 없고  

사람 죽고 집은 헐고 마을은 황폐한데.

어디서 두견이 소리 봄밤은 깊어가네. 

여자들 문틈으로 엿보고, 백발 노인 성명을 묻기

어릴 때 이름 대자 서로 잡고 울다 보니,

바단 양 푸른 하늘에 달은 황황 삼경일레. *

* 손종섭역[손 끝에 남은 향기]-마음산책

 

* 至龍門寺 - 용문사에서 - 초의선사

山空春去後 - 산거춘거후

雲起客來時 - 운기객래시

不干去來者 - 불간거래자

終不爲人知 - 종불위인지

산이 비니 봄 간 뒤요, 손 오자 구름이 인다.

가거나 오거나 간여할 뜻 없다마는,

끝끝내 사람 알게는 아니하려 하는구나! *

* 손종섭역[손 끝에 남은 향기]-마음산책

 

* 운산음(雲山吟) - 흰구름 푸른 산 - 태고국사 보우 

白雲雲裏靑山重 - 백운운이청산중 

靑山山中白雲多 - 청산산중백운다

日與雲山長作伴 - 일여운산장작반

安身無處不爲家 - 안신무처불위가

흰 구름 구름 속에 푸른 산 첩첩하고

푸른 산 산중에 흰 구름 많도다

날마다 구름과 산 벗하고 살아가니

이내 몸 쉬임에 내 집 아닌 곳 없네 *

* 이병한엮음[땅 쓸고 꽃잎 떨어지기를 기다리노라]-궁리

 

* 보현사(普賢寺) - 서산대사

萬國都城如蟻垤 - 만국도성여의질

千家豪傑若醯鷄 - 천가호걸약혜계

一窓明月淸虛枕 - 일창명월청허침

無限松風韻不齊 - 무한송풍운부제

 

풀이1.초파리 같은 영웅호걸

만국의 도성은 바글거리는 개미굴이오

수많은 호걸들은 우글대는 초파리 떼로다

밝은 달 비쳐드는 창문 아래 욕심 없이 누웠으니

솔바람 맑은 소리 그 화음 즐겁도다 *

* 이병한엮음[땅 쓸고 꽃잎 떨어지기를 기다리노라]-궁리

 

풀이2. 끝없는 솔바람 소리

만국 도성은 개밋둑이요, 역대 호걸도 초파리인 양,

창 하나 가득 달 밝은 밤 허심히 누웠노라면

끝없는 솔바람 소리 가지런하지 않아라! *

* 손종섭역[손 끝에 남은 향기]-마음산책

 

* 대취음(大醉吟) - 천지간에 너울너울 - 진묵대사

天衾地席山爲枕  月燭雲屛海作樽

大醉遽然仍起舞  却嫌長袖掛崑崙 

하늘이 이불이요 땅이 돗자리 산은 베개로다

달이 촛불이요 구름이 병풍 바다는 술통

크게 취하여 벌떡 일어나 너울너울 춤을 추다가

문득 긴 소매 곤륜산에 걸릴까 저어된다네 *

* 이병한엮음[땅 쓸고 꽃잎 떨어지기를 기다리노라]-궁리

 

* 상추(賞秋) - 냇물이 산새들이 시를 말하네 - 서산대사 

遠近秋光一樣奇  

閒行長嘯夕陽時

滿山紅綠皆精彩  

流水啼禽亦說時

멀고 가까이 가을 풍광 마냥 새로워

해질녘 한가롭게 거닐며 길게 시도 읊조려 보네

온 산 울긋불긋 단풍이 정채로운데

흐르는 물 지저귀는 새들도 시를 말하네 *

* 이병한엮음[땅 쓸고 꽃잎 떨어지기를 기다리노라]-궁리

출처 : 숲속의 작은 옹달샘
글쓴이 : 효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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