洗川

[스크랩] 밀양기생 운심(1)

감효전(甘曉典) 2011. 12. 19. 22:58


 

         

       

        밀양기생 운심(1)

       


        정조(正祖) 2년(1778) 3월 30일

        날씨가 청명하고 화창했다. 철옹에서 유숙했다.

        나는 오늘이 봄을 보내는 마지막 날이니,

        한 번 약산(藥山)에 올라가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도호공(都護公)이 부중(府中)의 손님들을 데리고

        천주사(天柱寺)ㆍ서운사(棲雲寺) 등을 두루 방문했다.

       

        이 절들은 부아(府衙)와 약산(藥山)의 중간 지점에 위치했는데,

        경치가 아늑하고 난간이 널찍했다.

       

        나는김운산(金雲山)과 운(韻)자를 뽑고 술잔을 기울였다.

        또 기생들은 도암 선생(陶庵先生-도암은 이재(李縡)의 호)의

      '이태백의 영혼을 대신해서 죽지사를 읊는다.[代李太白魂誦傳枝詞]'는

      시(詩)를 외니, 흥겹기 이를 데 없었다.


        소나무 사이로 난 돌길을 따라 약산의 동대(東臺)에 올라갔다.

        우뚝 솟은 동대는 네댓 길이나 되었고 수십 인이 앉을 만했다.

       

        동쪽으로 묘향산을 바라보니 흰 빨래가 산을 두른 것 같았다.

        이는 아직 녹지 않은 겨울눈이다.

       

        서쪽에는 압록강(鴨綠江) 연변의 산들이 개미집 같았고,

        남쪽은 큰 바다가 중국의 청주(靑州)와 맞닿았고,

        북쪽을 바라보니 산세가 말갈(靺鞨) 지방으로부터 뻗어와서

      아득히 끊임없이 내닫고 있었다.


        밀양(密陽) 사는 운심(雲心)은 유명한 기생이다.

        절도사(節度使) 이은춘(李殷春)이 영변(寧邊)의 수재로 있을 때

        자기 아버지가 사랑하던 기생이라 하여 데리고 왔다.

       

        운심은 이때 이미 늙어 머리가 허옇게 세었다.

        운심이 동대(東臺)에 올라 한참 동안 사방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강개(慷慨)하여,

       

        “후세에 만일 밀양의 운심이가 약산의 동대에 올라

      즐거움을 이기지 못해 뛰어내려 죽었다 하면

      어찌 장한 일이 아니겠는가.” 하고, 인하여

       

        치마를 감싸고 몸을 날려 떨어지려 했다.

        모두들 깜짝 놀라 붙잡았으므로 중지되었다.

        이 이야기도 아울러 전하여 승사(勝事)로 삼는다.  (계속)

       

       

       

           (참고문헌: 천광장 전서,  동야휘집, 천성잡기, 노가재 연행일기.)

           

출처 : 내 고향 밀양
글쓴이 : 龍雲(칠득이) 원글보기
메모 :

'洗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위인전] 사명대사 (1부)  (0) 2011.12.19
[스크랩] 밀양기생 운심(7)  (0) 2011.12.19
[스크랩] 밀양기생 운심(2)  (0) 2011.12.19
[스크랩] 밀양아랑제구깅..  (0) 2011.12.19
[스크랩] 초저녁의 영남루  (0) 2011.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