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의 여자 동료요즘 들어 부쩍 잦아진 남편의 야근과 주말 근무가 수상하다. 회사일이 바빠서라지만 휴대전화 너머로 들리는 여자 목소리에 마음은 좌불안석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는 남편이기에 회사 동료와 친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그렇다면 나도 남편의 직장 동료와 친구가 되면 좋지 않을까? 1. 남편이 여자 동료 전화를 밖에 나가서 받는다? 남편이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여자 직장 동료에게서 전화가 왔다.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 받지 않았는데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남편이 전화번호를 확인하더니 서둘러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는다. 남자 동료들에게서 전화가 오면 내 앞에서도 잘 받더니 왜 여자 동료 전화는 나가서 받는 걸까? 의심하고 싶지 않아도 남편의 행동이 수상하다. 아니면 내가 괜한 의심을 하는 것일까? 2. 남편의 여자 동료를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나? 남편은 직장 동료(물론 여자다)와 수시로 문자를 주고받는다. 이해하고 싶어도 이해할 수 없는 게 시간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녀에게서 보고 싶다는 문자까지 오는데 어떻게 이해할 수 있나? 남편에게 따지면 싸움밖에 되질 않는다. 그런 사이 아니라며 오해하지 말라고 한다. 앞으로 그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하지만 그렇게 싸우고 난 후에도 남편과 그녀 사이는 변함이 없다. 3. 남편의 휴대전화에서 본 이모티콘 딱히 바람을 피우는 것 같진 않아도 왠지 느낌이 이상해 휴대전화를 들춰봤다. 나와 대화할 땐 전혀 없던 이모티콘들과 다정한 말투들. 남편 회사에 있는 동갑내기 동료였다. 중간 중간 '너 같은 친구가 있어서 좋다'라는 말. 정말 친구로 있어서 좋은 건지, 아니면 좋아한다는 표현을 에둘러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여전히 그녀와 남편의 사이가 헷갈린다. 4. 반말로 문자 보내는 여직원 보수적인 남편에게 동기 여자 동료가 항상 반말로 문자를 보낸다. 아무리 동기라도 나이도 많은데…. 문자에서 그렇게 말을 놓는 사이라면 실제로 대화할 때도 편한 사이가 아닐까? 남편은 문자가 와도 씹는 편이고 대화도 잘 안 한다지만 그녀의 문자 내용을 보면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괜히 나 혼자 의심하면서 바보가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남편의 다른 모습을 보기도 해 기분이 이상하다. ◎ Prologue 아무 생각이 없다가도 가끔 남편의 휴대전화 너머로 여자 목소리가 들리면 귀를 쫑긋 세우게 된다. '집에서 살림만 하니 참 할 일 없나 보다'라는 남편의 핀잔에 도끼눈 한번 뜨고 말지만 이건 의부증도, 자격지심도 아니다. 단지 직장 동료 모두와 다 친하게 지내고 있는지 알고 싶은 것뿐이다. 친하게 지내는 사이가 꼭 여자여야만 하는지도 묻고 싶다. 하지만 남편에게 직접 물어보지는 못한다. 하루 종일 힘들게 일하고 들어온 남편에게 '그 여자 누구야? 얼마나 친해?'라며 심문하듯 묻지는 못하겠다. 이 남자 짜증 낼 게 분명하다. 이러다 결국 싸움으로 이어진다. 남편이 그러는 것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러는 남편은 아내를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만약 아내가 남자 직장 동료와 통화하는 것을 본다면 자신도 그냥 넘어가진 않을 텐데 말이다.
남편들은 아내에게 직장에서 일어난 일들을 시시콜콜 얘기하지 않는다. 얘기해도 잘 모를 거라는 생각과 직장 문제를 굳이 집에까지 가지고 와서 얘기할 필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내들은 그게 서운할지 모르지만 남편들은 그게 아내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별것 아닌 일인데 괜한 걱정을 하게 할까봐서다. 인터넷에 상담 형식으로 올라온 대부분의 글들은 부정적이고 걱정스러운 것들이었다. 물론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의심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아내가 괜한 걱정을 하게 될까봐 숨기면서 몰래 연락하게 되는 것 아닐까? 아무런 사이도 아닌데 그렇게 의심할까봐. 그러면 아내들은 이렇게 답할 것이다. 아무런 사이가 아니라면 숨길 게 뭐가 있냐고. 하지만 남편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아내가 있는 곳에서 통화를 하면 무슨 일인지 일일이 다 설명해야 하고, 아내는 또 꼬치꼬치 따져 물을 것이다. 그런 모든 귀찮은 과정을 생략하고 싶어서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아내는 이런 남편이 이해되지 않는다. ◆ 솔직한 게 아내의 걱정을 덜어주는 것 아내가 걱정할지 몰라서 숨긴다고 하지만 그 숨기는 모습에 아내는 의심만 쌓여간다. 걱정시키는 것보다 의심하게 만드는 게 더 나쁘다. 아내는 당신이 직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모른다. 당신이 얘기해주지 않는데 모르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당신은 말해도 몰라'라고 무시하기 전에 오늘 회사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회사에 누가 있는데 그 사람은 어떻다라든지 등을 얘기해주면 아내도 충분히 대화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업무적인 얘기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회사일에 관련된 사람이 아니면 모르는 게 당연하니까. 하지만 업무 이야기를 하면서 집에서조차 골머리를 앓을 필요는 없다. 다만 아내가 남편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정도로 대화를 이끌어주라.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안다면 아내도 남편을 충분히 이해하고 어떻게 힘이 드는지 대충 눈치는 채게 될 것이다. ◆ 의부증일까 질투심일까 남편을 자꾸 의심하는 자신을 보며 의부증이 아닐까 걱정도 하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여자라면 남편이 다른 여자와 함께 있거나 통화하는 것을 보고 상상의 나래를 펴지 않을 수 없다. 만약 남편이 모든 상황을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의심한다면 약간은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부부 사이에 신뢰가 깨지면 걷잡을 수 없게 되는데 계속 의심한다는 것은 서로의 신뢰가 깨졌다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남편의 여자 직장 동료에게 질투를 느낄 수는 있다. 아이 낳고 전업주부로 살아가는 자신을 그녀와 비교하며 자신이 한심하고 무능력해 보여 자책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질투심도 생기고 남편과 친한 그녀가 미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질투는 거기에서 끝난다. 남편은 이런 아내를 보며 한심하다고 하기보다는 아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이야기해주는 위로가 필요하다. 그녀가 능력이 없어서 전업주부가 된 게 아니라는 걸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남편이지 않은가. ◆ 오피스 와이프(Office Wife)를 아는가 일주일에 5일, 그리고 하루 최소 9시간 이상을 남편은 직장에서 보낸다. 야근까지 보태면 집에 있는 시간보다 회사에 있는 시간이 더 길지도 모른다. 직장에 남자만 있을 리는 없고 당연히 여자 동료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내는데 친하지 않을 리가 있나? 결혼 전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까먹는다. 그리고 의심한다. 혹시 미국에서 생긴 신조어 오피스 와이프(Office Wife)를 아는가. 반대의 경우는 오피스 허즈번드(Office Husband). 오피스 와이프는 직장 내에서 업무적으로 도움을 받고 같이 일하는 동료를 말하는데 정신적으로도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이성 사이를 그리 부른다. 부부처럼 하루 종일 가까이 붙어 있지만 이성적인 감정도 욕망도 생기지 않는 사이이며 오로지 직장 동료로서의 끈끈함만 있을 뿐이다. 이들은 업무적인 것뿐 아니라 서로의 생활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 사이다. 만약 당신의 남편이 간만에 마음에 드는 생일 선물을 했다면 그의 오피스 와이프에게 조언을 구했을 확률이 높다. 여자는 남자와 다르게 세심한 면이 있으므로 당신의 남편이 여러 가지 도움을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 여자 직장 동료와의 사이, 의심받지 않으려면 남편들도 입장을 바꿔 생각해봐야 한다. 만약 당신 아내가 남자 직장 동료와 다정히 걷고 있는 모습을 봤다면, '아~ 친한 동료구나'라고 생각하겠는가, 아니면 '저 녀석 누구지?'라며 색안경부터 끼고 보겠는가. 아내도 마찬가지다. 집에만 있는 자신과 달리 남편은 직장에 나가 젊고 예쁜 여자들과 같이 일도 하고 얼굴도 마주하고 있다. 그런 남편이 한 번쯤은 한눈 팔 수 있다는 생각, 해보지 않겠는가. 이렇게 의심 받지 않으려면 아내와의 대화를 자주 해야 한다. 요즘 회사에서 누구와 친하고, 어떤 일이 있었고 등을 얘기하며 아내와 자신의 시간을 공유할 수 있다. 물론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하란 소리는 아니다. 서로에게 비밀이 없을 정도로, 그리고 서로에게 오늘 하루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도는 알 수 있도록 매일매일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자신과 친한 오피스 와이프에 대한 얘기도 빼놓지 않는다. 이왕이면 두 여자가 서로 친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놔주는 것도 좋다. 그러면 서로 의심하는 일은 없지 않을까. ◆ 남편의 오피스 와이프와 친구가 되자 아내는 자신의 남편이 어떻게, 그리고 어떤 사람들과 일하는지 궁금하다. 남편의 상사가 누구인지, 그리고 남편을 도와주는 부하 직원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내가 그것을 꼬치꼬치 캐묻고 뒷조사를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아내가 물어보기 전에 남편이 미리 선을 보여주는 게 좋을 것이다. 아내와 상의해 집에서 식사 자리도 마련하고 친한 팀원들과는 가족 모임도 하면서 서로를 알고 지내게 하는 게 좋다. 오피스 와이프만 해도 그렇다. 만약 직장 동료가 미혼이라면 아내와 친해지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관심사를 찾아 친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같이 모색하는 것도 좋다. 유부녀라면 이야기는 더 쉬워진다. 서로의 부부가 같이 만나 모임을 갖고 가족끼리 친하게 지내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아내가 계속 자신을 의심한다고 화만 내지 말고 서로에게 어떻게 믿음을 줄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 Epilogue 결혼생활은 힘이 들면서도 재미있는 일의 연속이다. 좋은 일이 있다가도 사소한 일로 서로 토라지게 되는 게 부부. 하지만 웃고 싸우기를 반복하면서 서로의 정이 싹트는 것일 테다. 하지만 싸움만 반복되는 생활은 서로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서로의 니즈를 계속해서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이제 얼굴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정도의 사이가 되었다 해도 진짜 속마음은 모르는 것 아닌가. 요즘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대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내는 남편에 대한 의심을 자제해야 할 것이고 남편은 그런 아내가 자신을 의심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믿음을 줘야 한다. 또 아내가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갖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고 무슨 일을 하든 자신있게 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것은 아내 자신이 극복해야 하지만 옆에서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남편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편과 같은 취미를 만들어 여가생활을 함께한다면 더 이상 시시콜콜한 일로 의심하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
출처 : 대한수기물리치료학회
글쓴이 : 내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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