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술의 이치
조선왕조실록에서 발췌번역함
의술의 이치는 오묘하다.
그 차원에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천의(天醫)라고 하고 둘째는
지의(地醫)라고 하고
셋째는 인의(人醫)라고 한다.
천의는 하늘이 내린 병을 신통하게 치료하는 의사이다.
옛 중국의 은(殷)나라의 성탕(成湯)이라고 하는 임금은 7년 동안 극심한 가뭄이 들어 백성들이 고초를 겪을 때 상림(桑林)이라는 곳에서 기우제를 지내서 온 누리에 큰 비가 오게 하여 오곡백과를 풍성하게 거두어들이고 백성들은 모두 즐거워하였다.
이같은 큰 공은 천의가 아니고서는 할 수가 없는 일이다.
지의(地醫)는 지구상에서 생기는 모든 질병을 치료하는데 신통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다.
고대 중국 우(虞)나라의 순(舜)임금과 하(夏)나라의 우(禹)임금은 9년 동안 범람한 물과 무너지는 산을 잘 다스려서 나라에 해마다 크게 풍년이 들고 온 백성이 건강할뿐더러 모든 생명체가 살기 좋게 만들어 지상천국을 이룩하였다.
인의(人醫)는 사람의 몸에서 생기는 모든 질병을 고칠 수 있는 사람으로 옛 중국의 뇌공(雷公)과 기백(岐伯), 편작(扁鵲), 창공(蒼公) 같은 사람들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약을 써서 사람의 질병을 고치는데 신통한 사람들로 역사에 그 이름이 남아 있다.
천의 지의 인의 이 세 종류의 의사가 있어야 온 천하가 바로 잡히고 모든 만물과 생명체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가 있다.
의원은 모든 이치에 통달해야 한다.
원기를 회복하여 보하는 묘방(妙方)을 알고 영(靈)과 기(氣), 그리고 신(神)의 조화를 정신집중과 수양을 통해 깨달아야 의원이 될 수 있다.
마음을 통일하면 지혜가 밝아져서 저절로 신령(神靈)해지고 영과 신이 서로 통하면 모든 이치를 밝게 깨닫게 되어 못 고치는 병이 없고 못 살리는 사람이 없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어진 사람은 오래 사는 것이 이치다.
간장(肝臟)은 사람의 성품(性品)을 담당하는 기능이 있다.
성품이 부족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간장이 튼튼해지면 강건한 성품을 지닐 수 있게 된다.
의(醫)는 마땅 의(宜)자와 같다.
자연의 원리에 마땅하게 하고 대의(大義)에 마땅하게 하고 본분에 마땅하게 하여 그 기운이 조화로우면 그 묘함을 얻게 되고 묘함이 조화로우면 신통(新通)함을 얻게 되는데 그 얻는 방법은 신(神)과 기(氣)가 같은 이치이다.
옳고 참된 마음에는 병이 있을 수 없고 모든 병을 고치는 데 전지전능하다.
폐에는 기운을 간직하고 있으니 원기가 부족하면 그 기운을 나게 해 주고 그 기운을 보충하여 준다.
의는 떠날 리(離)자와 같은 것이다.
사심을 버리고 사욕을 버리고 재물을 탐하는 마음도 버려야 한다.
기가 조화로우면 병 없이 장수하고 마음이 조화로우면 도가 이루어지고 신술(神術)이 이루어진다. 또한 죽음에 이르렀다가도 살아나서 장수할 수 있게 된다.
심장에는 정신을 간직하였다.
정신이 부족하면 그 정신을 보하여 강건하게 한다.
의는 다를 이(異)자와 같은 것이다. 속이는 기술도 아니고 요술도 아니라 신기한 이인(異人)의 술법이다.
의는 의원 의(醫)자와 같은 것이다.
약으로 질병을 치료하면 장수하고 침으로 병을 치료하면 죽을 사람도 살아나고 뜸으로 병을 고치면 늙지 않고 오래 살고 신령(神靈)한 약과 기묘(奇妙)한 침으로 병을 치료하면 죽어가던 사람도 다시 살아난다.
의는 옳을 의(義)자와 같다.
의는 의지할 의(依)자와 같다.
의는 뜻 의(意)자와 같다.
의는 헤아릴 의(擬)자와 같다.
의는 아름다울 의(?)자와 같다.
의는 굳셀 의(毅)자와 같다.
세조 4년 1458년 10월 27일
임금이 의학론을 지어 한계희,
노사신 등에게 보이고 임원제에게 명하여 주해를 내어 인쇄하여 배포하게 하였다.
그 논에 이르기를,
무릇 병을 고치고 약을 사용하여 길흉을 바꾸고 조화를 부리고 화복을 정하는 것은 다만 그 차고 더운 것을 분변하여 처방하고 치료하는 데 있을 따름이요,
그 성하고 쇠함을 틈타서 일찍 도모하는데 있을 따름이니 8종류의 의원도 그것을 엿보지 못할 것이다.
사람이 처음으로 병을 얻으면 기운이 오히려 성하여 약의 효력이 발생하기 쉽고 또한 독한 약을 쓸 수 있을 것이나 몸이 쇠약하게 되면 약의 효력도 나타나지 않고 또한 독한 약도 쓸 수 없을 것이니 어찌할 도리가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하고 쇠한 것을 틈타서 일찍 도모하여야 하는 것이다.
몸이 차면 반드시 열기가 있고 몸이 더우면 반드시 한기가 있는 법이나 몸의 안팎과 중간의 한열의 많고 적음을 분변하기가 어려우므로 묘한 곳을 깊이 진맥하는 자가 아니면 분변하기 어려운 것이다.
술로 인해 설사를 할 때 냉하다고 하여 열약을 먹으면 설사가 그치지 않고 다른 증상이 나타나니 만약 얼음물을 많이 마실수록 좋은 것이다.
이것으로 열이 극하면 냉이 생기고 냉이 극하면 열이 나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열을 분변하여 병을 치료한다고 하는 것이다.
창진과 상한의 약제도 이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대저 약을 쓰는 것이 이와 같을 따름이니 만약 기운이 다하고 마음이 상하여 인리(人理)가 이미 기울어졌을 때에는 약을 쓰지 않은 것만 못한 것이다.
무엇을 여덟가지 의원이라 하는가 하면
첫째가 심의(心醫)요,
둘째가 식의(食醫)요,
셋째가 약의(藥醫)요,
넷째가 혼의(昏醫)요,
다섯째가 광의(狂醫)요,
여섯째가 망의(妄醫)요,
일곱째가 사의(詐醫)요, 여덟째가
살의(殺醫)이다.
심의(心醫)라고 하는 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늘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도록 하고 병자가 마음을 움직이지 말게 하며 위태할 때에도 진실로 큰 해가 없게 하며 반드시 그 원하는 것을 극진히 따르는 사람이다. 마음이 편안하면 기운이 편안하기 따름이다. 그러나 병자와 더불어 술을 마시고 깨어나지 못하는 자가 있다면 이는 심의가 아니다.
식의(食醫)라고 하는 것은 달게 음식을 잘 먹게 하는 것이니 입이 달면 기운이 편안하고 입이 쓰면 몸이 괴로워지는 법이다. 음식에도 성질이 차고 더운 것이 있어서 병을 치료할 수 있는데 어찌 쓰고 시거나 마른 풀이나 썩은 뿌리라고 핑계를 댈 수 있겠는가. 지나치게 먹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 의원이 있는데 이는 식의가 아니다.
약의(藥醫)라고 하는 것은 다만 약방문에 따라 약을 쓸 줄만 알고 비록 위급하고 곤란할 때에 이르렀어도 약을 권하기를 그치지 않는 사람이다.
혼의(渾醫)라고 하는 것은 위태한 지경에 처하여 먼저 당혹해 하고 급한 때를 당하면 문득 망연하여 혼혼하기가 마치 실성한 것 같아서 조치할 바를 알지 못하므로 일을 하더라도 무슨 일인지를 알지 못하고 말을 들어도 무슨 뜻인지를 깨닫지 못하여 우두커니 앉아서 잠을 자고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자이다.
광의(狂醫)라고 하는 것은 자상하게 환자를 살피지 아니하고 갑자기 열약(熱藥)과 침구 등을 마음대로 거리낌 없이 쓰며 스스로 나는 귀신을 만나도 싸워 이길 수 있다고 하다가 만약 무당이 푸닥거리를 하는 것을 보면 그 속에 뛰어 들어가서 술에 취하여 춤을 추는 사람이다.
망의(妄醫)라고 하는 것은 목숨을 건질 약이 없거나 병자가 있는 곳에서 말해서는 되지 않는 말인데도 함부로 말하기를 꺼리지 않는 사람이다.
사의(詐醫)라고 하는 것은 마음으로는 의원이 되려고 하나 실제로는 의원이 되지 못하고 의술을 잘못 행하며 온전히 의술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살의(殺醫)라고 하는 것은 약간 총명한 점이 있어서 스스로 의술이 넉넉하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의 여러 일을 겪어보지 못하여 인도와 천도에 통달하지 못하여 병자를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진 적이 없어서 병에 이기기를 좋아하는 뜻을 굳게 지켜서 동쪽을 가지고 서쪽을 겪으며 말을 먼저 하고 난 뒤에야 마음에 구하는데 구하여도 얻지 못하면 부회하지만 그 의리에 합당하지 않으니 어찌 진실로 아는 사람을 만나면 부끄럽지 않겠는가.
아직도 미혹한 사람한테는 자랑을 하며 거만하여 신인(神人)을 소홀히 여기며 종종 직업에 미혹한 직을 범하니 지금 당장 나타나는 재액은 없다고 할지라도 어느 때에 그 행동을 고칠 수 있겠는가. 이를 살의라고 하는 것이다.
살의라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옳다고 여기고 다른 사람을 그르다고 여기어 능멸하고 거만하게 구는 무리이다.
최하의 쓸모없는 사람이니 마땅히 자기 한 몸은 속을지언정 다른 사람은 죽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 무심(無心)한 의원이 있으니 마음은 살리려고 하나 근본적인 활인심이 없는 것이니 생이 없다면 병도 없을 것이요, 병도 없다면 의술도 없을 것이요,
의술이 없다면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 하였다.
단종 즉위년 1452년 5월 25일 행부사정 임원준이 의학변의를 다음과 같이 조목조목 전달하였다.
몇몇 문신이 의학의 가르침을 나누어 맡게 하되 영민한 사람들을 택하여 방서와 경문을 읽게 하고 또 내의 등을 시켜 읽게 하여 4맹월(孟月)에 재주를 시험하여 임무를 맡기게 하소서.
12월 25일 경창부윤 이선제가 상서하기를,
의생이 여러 의서에 통한 자와 조한 자와 또한 의서를 알지 못한 자가 있어서 그 사람의 재주 있고 없음과 학문의 정통하고 조야함을 알수 있습니다.
<본초강목(本草綱目)> 서문에 이르기를 의원된 자가 대저 고금의 의서에 능하고 인의를 지키며 외부로 쏠리는 마음을 끊고 구료하는 데만 전념하면 마음과 의식이 저절로 밝아지고 영감이 떠오른다 하였으니 또 어찌 반드시 이름팔기를 근심하고 이익을 구하기에 급급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지금 의원의 무리들이 이름을 팔고 이익을 구하기에 급급하여 황제소문의 뜻을 탐구하지 않고 약재의 품성을 연구하지도 않으니 어찌 맥락에 정통하여 누가 동인의 가르침을 얻겠습니까.
신이 가만히 본초강목의 서문을 보건대 당나라의 나경중이 감국사인 장손 무기와 감문위인 소공 등 22명한테 명하여 그 잘못된 부분을 가려 찾게 하였고 소공이 상서하여 정본으로 간행할 것을 청하니 황제가 사공영국공 이세훈 등에게 명하여 그 득실을 참고 교열하게 하였고 송나라 인종황제는 한림학사 노다손 이방 왕우 등에게 명하여 본초를 상정하게 하였고 도 우석 양억 소소 장동 임희에게 명하여 이를 보주하게 하였는데 그 책이 오늘날까지도 남아 있습니다.
대개 의약을 중히 여겨서 대신과 문신들한테 명령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전의감, 혜민국, 제생원은 다만 제조가 있기는 하나 항상 출임하여 의서를 강론하여 밝히지도 않고 또 항상 출사하여 교수하는 제거나 훈도하는 자도 없어서 생도들이 무리지어 모여서 서로 자습하여 읽으니 아직 그 뜻을 통달한 자가 없는 까닭으로 병가에 이르러서 병의 증세는 묻지 않고 진맥도 하지 않은 채 오직 소견만으로 맹랑하게 약을 써서 위태롭고 곤란하게 만드니 두려울 만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금년 5월의 문종대왕의 병만 하여도 신이 살펴서 아는데 내의원에 양의가 없어서 큰 병고에 이르게 되어 온 나라 신민의 원통함이 하늘에 다다르게 하였으니 작은 일이 아닙니다.
신의 어리석은 생각으로는 내의원과 삼의사의 의원을 합쳐서 예조에 여러 의서로써 시재하여 성적이 상등에 든 자 10인을 전의감에 소속하게 하여 임금의 약만을 전담하게 하고 돌아가며 내의원에 입직하게 하되 문득 약을 올리라는 명령이 있으면 범용한 의원이 혼자서 약을 올리지 못하게 하고 입직자가 빨리 본감에 보고하여 제조와 함께 의논하여 도당과 대신들에게 보고하고 함께 궐정에 나아가서 약을 올리도록 하소서. 평시에 올리는 약은 다방승지가 입직자와 함께 의논하여 올리도록 하고 만약 의친과 대신이 병이 나면 전의감에 명을 내려 의원 한 사람을 보내 진맥하게 하고 약을 가지고 가서 나으면 돌아오게 하소서.
전의감에는 제조가 출사하여 항상 독서하는 일과를 고찰하고 젊고 총명한 유사 및 사람과 의서에 밝은 노련한 의원을 가려 뽑아서 제거 별과로 삼고 모두 겸직시켜서 여러 의서를 교수하게 하되 매월 일강하기를 성균관과 사부 학당의 예와 같이 하고 나머지 중등과 하등의 의생들은 혜민국과 제생원에 나누어 소속하게 하고 제조 별사가 항상 출사하여 강론하게 하소서. 이와 같이 하여 몇 년이 지난 뒤에는 반드시 훌륭한 의사가 나올 것이니 어찌 질병이 있어도 구료하는 사람이 없다고 걱정하겠습니까.
본에 신이 천식이 심하여 춘추관과 빈객의 직임을 벗고 여름을 편안하게 지내면서 신농본초를 고찰하였더니
약에는
상품,
중품,
하품의
세 가지가 있는데 상약 120종은 군주격으로 양명을 맡아보며 하늘에 부응하여 독성이 없으며 많이 또 오래 복용하여도 사람을 상하게 하지 않으며 몸을 가볍게 하고 기운을 더하게 하여 늙지 않고 오래 살게 하는 것입니다.
중약 120종은 신하격으로 양생을 맡아 보며 사람에 부응하여 각기 마땅한 것을 짐작하여 병을 막고 허약한 것을 보충하는 약입니다.
하약 125종은 좌사격으로 치병을 맡아 보며 땅에 부응하여 독이 많아서 오래 복용할 수 없으며 한열과 사기를 제거하고 병이 쌓인 것을 깨뜨려서 질병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본초의 서설입니다.
본디 천문동은 상약 중의 으뜸입니다.
본초에 이르기를 맛이 달고 평하여 한기가 많고 독이 없으며 심한 풍기 습기와 국소 마비를 막고 골수룰 강하게 하고 3충을 죽여서 그 복시를 제거하여 폐의 기운을 보호 안정되게 하고 한열을 없애고 거친 피부를 매끄럽게 하며 기력을 더하게 하고 소변을 잘 보게 하며 성질이 차면서도 능히 보신하므로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기력을 더하며 수명을 늘린다고 하였습니다.
손진인기에 이르기를 천문동으로 술을 담가 복용하면 풍담으로 발광하는 것과 삼충 복시를 없애고 습기와 마비를 제거하여 몸을 가볍게 하고 기력을 더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백일을 먹지 않아도 견디게 하며 나이를 돌려 늙음을 물리친다고 하였습니다.
신이 일찍이 세종께서 내리신 비방을 보건대 천문동은 사람을 장생불사하게 하고 기력을 백 배로 늘리며 오래 복용하면 살이 살아나며 골수룰 채워 주고 몸이 가벼워지고 총명해지며 수명을 연장하여 끝이 없으니 신선으로 올라갈 만하다고 하였습니다.
남녀가 모두 복용할 수 있으며 80세가 넘은 사람이 복용하면 문득 아들을 낳게 되고 방실이 쇠퇴할 줄 모르며 100명의 여인을 거느릴 수 있고 방실을 끊은 사람은 신선이 될 수 있다.
7-8월에 뿌리를 캐는데 정월-2,3월에 캐는 것이 더욱 좋다.
이 때를 지나면 효과가 없다.
그 흙을 털어내고 것껍질을 벗겨내고 가운데 있능 심만을 떼어내어도 되고 아니면 껍질을 벗기기 말고 쪄도 되는데 이를 볕에 말려서 가루내어 식후에 술에 타서 2촌방의 숟갈로 하루에 3번 먹는데 많이 먹으면 더욱 좋다.
그 뿌리를 짓찧어 즙을 짜서 술에 담가서 이 가루약과 함께 먹으면 더욱 좋다.
오래 복용하면 사람이 물에 들어가도 젖지 않고 천지와 더불어 살게 되며 더 오래 먹으면 신명고 통하고 늙은 사람은 다시 젊어지고 흰 머리가 검어지고 빠진 치아가 다시 난다.
약을 먹은지 20일이면 그 효과를 알 수 있고 30년을 먹으면 승천을 하며 피부가 팽팽해지고 광택이 나며 귀와 눈이 총명해져서 아들을 많이 낳게 된다고 하였고 또 다른 방문에는 천문동 120근을 다듬어서 볕에 말리면 30근을 얻을 수 있는데 곱게 빻아서 체로 쳐서 식후에 2촌방의 숟가락으로 복용하는데 매번 식사 뒤에 곧 복용하고 하루에 10번 먹을 수 있으면 더억 좋다고 하였고 총화자에 이르기를 천문동은 방문이 많으나 모두 좋고 약효는 대략 비슷하다.
뿌리로 참즙을 내어 술에 담가 가루와 함께 먹으면 더욱 좋고 또 꿀을 섞어 알약으로 만들어 하루에 15알씩 먹어도 좋다고 하였고 또 다른 약방문에는 천문동 30근을 잘 썰어서 비단 주머니에 넣고 또 천문동 즙 한 말로 술을 담그는데 이것으로 쌀 한 섬에 해당되는 양이다. 술을 담글 때 같은 양의 누룩을 그릇 밑바닥에 넣고 밥을 넣은 뒤 30일 동안 봉해 두었다가 찌꺼기를 짜내고 마시되 크게 취하지만 않으면 병이 낫고 몸에 윤기가 생긴다고 하였습니다.
또 이 술과 함께 천문동 가루를 먹으면 더욱 좋다고 하였습니다.
천문동은 높은 지대에서 나고 뿌리가 짧고 맛이 달고 향기가 나는 것이 좋으며 물이 짜고 낮은 땅에서 나는 것은 잎이 가늘고 수초같이 약간 누런 빛깔이 나며 뿌리가 길고 맛이 쓰며 냄새가 나는 것은 하품이나 먹을 수는 있습니다.
대개 이 비방은 춘추관에 보관되어 있어서 지금 또한 상고할 수 있으며 신이 지금 본초여방을 보니 병 없이 오래 살 수 있고 또 아들을 많이 낳는다는 말이 있기에 이 처방을 전하게 전달하고저 한 것이 여러 날 되었습니다.
지금 듣건대 전의감에서 부자이중탕을 조제하여 올린다고 합니다.
부자는 맛이 쓰고 성질이 뜨거우며 열을 심하게 나고 하고 큰 독이 있으며 건강도 맛이 쓰고 성질이 더우며 열을 많이 나게 합니다.
대개 이 두 약은 본초에서 중, 하품이며 약이 마르고 열이 나면 독이 있는 것입니다.
50세 이후의 기력이 쇠한 사람은 오히려 복용할 만하지만 전하는 춘추가 왕성해 가고 혈기도 성해 가는데 만약 이 약을 복용하면 5장5부가 건강해져서 12맥이 흐르지 않아 360가지 경락이 혹 통하지 않게 되지 않을까 두려우니 삼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천문동 같은 것은 전라도 여러 고을에 도처에 있습니다.
춘추로 파서 볕에 말리지 말고 생약으로 바치게 하여 즙을 짜내어 술에 담가 매일 아침 올려 술과 가루를 함께 복용하고 또 몇 년 뒤에는 계속 꿀로 알약을 만들어 올리면 냉하되 보신이 되고 몸이 가볍고 기력이 더해지며 맥이 고르고 병이 없어지고 수명이 길어지고 마침내 많은 아들을 낳는 경사가 있을 것이니 어찌 좋지 않겠습니까. 바라건대 전하는 신의 작은 정성을 감찰하여 도당에 내려 시행하게 하소서 하였으나 궁중에 내버려 두고 내려주지 않았다.
1434년 세종 16년 전의감 제조 황자후가 아뢰기를,
숙지황 증작법은 생지황을 서리가 오기 전에 풀로 덮어 두었다가 한두 차례 서리가 온 다음 목정으로 캐서 노두를 데어 버리고 잔뿌리와 연한 잎은 각각 따로 나누어 두고 큰 뿌리만을가려 깨끗하게 씻을 때 물 속에 잠기는 것이 지황(地黃)으로 상품이 되고 반은 잠기고 반은 뜨는 것이 그 다음으로 인황(人黃)이며 수면에 뜨는 것이 천황(天黃)으로 그 다음 가는 것입니다.
지황을 택하여 햇볕에 말리되 가는 뿌리와 푸른 잎을 짓찧어 즙을 짜서 이 즙에 지황을 담가 빛깔이 까맣게 되거든 말린 뒤에 버들시루에 담고 돌솥으로 쪄야 합니다.
처음에는 잠깐 술에 담가서 윤기가 나게 하고 푸대에 넣어 시루에 앉힌 다음 그 푸대 위에 물에 불린 쌀 10여 알을 놓고 포(布)로 덮고 찌는데 한 번져서 미숙한 것을 1증이라고 하고 이를 볕에 말리는데 아직 마르지 않은 것을 1건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이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리기 마련인데 두 번째부터는 술에 담그지 않고 다만 술을 뿌리기만 하며 만약 시루의 굽이 뾰족하고 짧아서 솥의 물이 끓어올라서 지황을 달이게 되면 쓸 수가 없게 되는 것이므로 그 법을 제대로 잘 지켜야 합니다.
또 검정콩을 끓여 빛깔을 위장하는 것이 공통된 수법으로 되어 있으나 반드시 제 법대로 해야 좋은 품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 의원에서 지황을 쪄서 만든 것이 비록 빛이 까맣고 윤기가 난다고 해도 제대로 만든 것인지는 알 수 없는 것입니다.
갖가지 색지황은 백화염(白花鹽)으로 조작하는 것인데 7월에 잎을 너무 많이 따서 매년 부실하므로 외방에서 공납하는 숙지황은 으레 8월 상순에 예조에 보고하고 9월에 얼음이 얼음이 얼기 전에 상납하게 하여 9월 보름 뒤에 오는 것은 물리치게 해야 합니다.
11월 12일
대체로 약을 써서 병을 다스리는 법은 증상에 따라 투약하여야 그 효과를 얻는 것인데 세상 사람들이 그 근원은 살피지 아니하고 만일 급한 병을 앓게 되면 모두 청심원을 쓰니 용약하는 법에 어긋나고 또 청심원은 오로지 풍증을 주로 하는 구굽에 쓰므로 오래 복용해서는 안 됩니다.
근래에 의정부, 육조, 승정원, 의금부 등 명사에서 해마다 만들어 집집마다 두고 병을 앓는 집마다 인연을 따라 구해서 쓰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혜민국 전의감에서 이것을 사는 사람이 해마다 줄어들어 한 해에 만든 것도 다 팔리지 않아 오래 묵어 쓰지 못하는데 만일 용뇌를 구하지 못하면 소뇌를 써서 약을 만드니 특히 약성을 잃게 되어 해는 있을지언정 이익은 없습니다.
더구나 황금은 우리나라에 드문 것으로 쓸 데가 없는 데에 허비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또 소합원, 보명단도 귀한 약이나 경중과 외방의 각처에서 쉽고 편하게 만들고 시중의 잡배들까지도 정미롭지 않게 만들어 이득을 구하니 이도 합당치 못합니다.
더구나 소합원의 방문 안에는 용뇌나 사향을 쓰게 하였는데 지금 각처에서 용뇌를 구하지 못하면 소뇌를 써서 약을 만들므로 본방에 어긋나서 도리어 해로우니 청하옵건대 이제부터 경중과 외방 시중의 어느 각처에서도 청심원 등의 일체 만들지 못하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전의감 혜민국에서 더 많이 만들어 그 값을 헤아려 요량하여 가감라면 대소의 병을 앓는 집안에서 다 구하여 쓸 것이되 소합원 보명단으로 말하면 자리공의 뿌리와 용뇌가 아니면 소뇌는 쓰지 말고 모름지기 사향을 쓰게 하시되 경중의 혜민국, 전의감, 의정부, 육조 등과 외방의 감사 외에는 일체 사제하지 못하게 하옵소서
운림: 최진규 조선왕조실록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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